고도후유장해 인정…기왕증 감액 주장 배척한 법원, 보험금 3억5천 전액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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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진하던 승용차와 충돌한 오토바이 |
사건 개요: 두건의 종신보험과 오토바이 사고
원고(주 모 씨)는 배우자를 피보험자로 하여 한화생명보험(피고 보험사)에 두 건의 종신보험을 체결해 두었습니다. 2006년에 가입한 제1 보험계약(주계약 및 교통재해사망특약, 재해보장특약 포함)과 2009년에 가입한 제2 보험계약(주계약)입니다. 이들 계약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재해 등으로 여러 신체 부위의 합산 장해지급률이 80% 이상인 장해상태가 되었을 때 고액의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2022년 5월, 주 씨의 배우자(이하 '피보험자')는 울산 북구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차선 변경 중 직진하던 승용차와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사고로 피보험자는 경부척수 손상 등 중증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후 피보험자는 2023년 8월 부산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도수 근력 및 능동 가동범위를 기준으로 사지 각 관절별 장애 합산 100%를 초과하는 영구장해에 해당한다'는 후유장해 진단서를 발급받았고, 이를 근거로 주 씨는 보험사에 총 3억 5천만 원의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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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바이 사고와 고도후유장해보험금 청구 (AI 생성 이미지) |
쟁점 정리: 80% 고도장해 여부와 기왕증 감액
이번 소송의 주된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피보험자의 현재 상태가 보험약관에서 정한 '합산 장해지급률 80% 이상'의 고도후유장해 상태에 해당하는가?
- 사고 초기 피보험자가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타인의 도움으로 보행이 가능했다는 점을 들어 최종 장해율을 낮게 평가해야 하는가?
- 피보험자가 사고 전부터 앓고 있던 '후종인대골화증'이라는 기왕증이 장해 발생에 기여(기여도 30% 주장)했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감액할 수 있는가?
- 대학병원 진단서와 법원 신체감정 중 어느 증거가 우선하는가?
보험계약자 측 주장
피보험자가 오토바이 사고로 인해 보험약관에서 정한 명확한 보험금 지급 사유를 충족했다는 것이 원고 측의 주장 요지입니다.
구체적으로 피보험자의 현재 상태가 '여러 신체부위의 장해지급률을 더하여 80% 이상인 장해상태'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보험사는 주 씨에게 제1 보험계약에 따른 2억 원과 제2 보험계약에 따른 1억 5,000만 원을 합산하여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장해율 과장됐고 기존 질병 탓도 있다"
피고 보험사는 피보험자의 장해 상태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맞섰습니다. 보험사 측은 "사고 초기 진료기록을 보면 피보험자가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독립적인 보행이 가능한 상태였다"며 "이를 고려하면 최종 장해지급률이 50%를 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주 씨 측이 제출한 대학병원 진단서는 신뢰성과 객관성이 결여되어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보험사는 피보험자에게 기존 질병으로 목 부위의 인대가 뼈처럼 굳는 '후종인대골화증'이 있었고, 이 기왕증의 기여도가 30%로 평가되므로 보험금 지급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보험금이 감액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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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산 장해지급률 95% (AI 생성 이미지) |
법원의 판단: 법원 신체감정이 가른 승패
서울남부지방법원(민사23단독 김유성 부장판사)은 보험사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주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1) 재판부는 법원이 지정한 병원에서 실시한 '신체감정촉탁결과'를 주된 근거로 삼았습니다.
1. 압도적인 신체감정 결과
법원 감정의들은 피보험자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신경외과 감정의는 피보험자가 사고로 중증 경부척수 손상을 입어 현재 상하지가 모두 불완전 마비된 상태이며, 타인의 부축하에 휠체어 이동 정도만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대소변 감각이 없어 도뇨관과 좌약을 사용해야 하며(배변·배뇨 기능 장애), 3년 이상의 재활치료에도 호전 가능성이 없고 영구적인 사지마비, 대소변 기능장애의 후유증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특히 신경외과 및 재활의학과 감정의는 '일상생활 기본동작(ADLs) 제한 장해평가표'를 기준으로 피보험자의 장해지급률을 평가했는데, 이동동작(40%), 음식물 섭취(15%), 배변배뇨(20%), 목욕(10%), 옷입고 벗기(10%) 등 각 항목을 합산하여 무려 95%의 장해지급률이라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약관상 지급 기준인 80%를 훌쩍 넘는 수치입니다.
2. 기왕증 감액 주장 일축
보험사의 기왕증 감액 주장도 법원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재판부는 "피보험자에게 후종인대골화증이라는 기왕증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각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이 감액되어야 하거나 보험금 지급 거부 사유가 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 해당 보험약관에 기왕증 기여도만큼 보험금을 삭감한다는 명시적인 조항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약관 문언 중심의 엄격한 해석 적용).
결국 법원은 피고 보험사가 주 씨에게 제1, 2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금 합계 35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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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감정촉탁의 중요성 (AI 생성 이미지) |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의 해설
이번 판결은 보험사가 자체적인 의료 자문이나 초기 회복 가능성을 근거로 고도후유장해를 부인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첫째, 소송에서의 '신체감정촉탁'이 승패를 결정합니다.
보험금 분쟁 사안에서 환자가 발급받은 주치의의 진단서와 보험사가 제시하는 의료자문 결과가 상충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이때 법원은 소송 절차 중 제3의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 의뢰하는 '신체감정' 결과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증거로 채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번 사례에서도 법원 감정의들이 ADLs 평가표 등을 통해 95%라는 높은 장해율을 인정하면서 보험사의 '50% 미만' 주장은 힘을 잃게 되었습니다.
둘째, '기왕증 감액'은 약관에 근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보험사는 습관적으로 기존 질병(기왕증) 기여도를 주장하며 보험금을 깎으려 듭니다. 하지만 상해(재해) 사망이나 후유장해 담보에서는 약관에 "기왕증이 영향을 미친 경우 그만큼 감액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태도입니다. 이번 판결도 이 원칙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보험사의 항소 포기로 1심 판결이 2026년 2월 10일 확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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