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배상책임의 근거 및 입법 취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은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등의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1) 또는 보험회사의 임직원이 대리·중개 업무를 할 때 보험계약자(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보험회사(금융상품직접판매업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보험회사가 대리·중개업자 등의 선임과 그 업무 감독에 대하여 적절한 주의를 하였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한 경우에는 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다(같은 조 제1항 단서).
여기서 '대리·중개 업무를 할 때'란 보험계약 체결을 대리·중개하는 행위 그 자체에 한정되지 아니하며, 외형상 객관적으로 관찰할 때 본래의 대리·중개 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그와 유사하여 마치 대리·중개 행위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위를 수행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다만 대리·중개업자 등의 행위가 그 직무권한 범위에 속하지 아니함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보험회사에 대하여 이 규정에 따른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때 '중대한 과실'이란 피해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대리·중개업자 등의 행위가 본래의 대리·중개 행위에 관한 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신뢰함으로써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결여한 경우를 말한다.
이 규정은 사용자책임에 관한 일반 규정인 민법 제756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배상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험계약자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하여 마련된 특별규정이다. 따라서 민법 제756조보다 우선하여 적용되며, 대법원도 동일한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2)
나. 책임의 본질
이 규정은 대리·중개업자 등이 대리·중개 업무(모집)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 행위로 보험계약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보험회사에 무과실에 가까운 엄격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함으로써, 보험계약자의 이익 보호와 보험업의 건전한 육성을 동시에 도모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
다만 보험회사가 대리·중개업자 등3)의 선임 및 업무 감독에 대하여 적절한 주의를 다하였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한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있다(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 단서). 이때 면책 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은 보험회사가 부담하며, 그 요건의 충족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된다.
2. 손해배상청구권자 및 손해액의 범위
가. 손해배상청구권자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보험회사의 거래상대방인 '보험계약자'에게 인정된다. 대법원 판례는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 즉 보험계약자와 보험수익자가 상이한 경우에도 보험계약자가 유효한 보험계약의 체결 및 보험금 지급에 관하여 독자적인 법적 이해관계와 이익을 가진다고 판시하였다.4)
나. 손해액의 산정
보험설계사의 위법행위(설명의무 위반, 자필서명 미이행 등)로 인하여 보험계약이 무효로 되거나 담보범위가 제한되어 보험수익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보험계약자에게 발생한 손해액의 산정 기준은 주요 쟁점이 된다.
대법원은 보험설계사의 위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손해의 범위를, "위법행위가 없었더라면 보험계약자의 의사에 따라 지정된 보험수익자가 지급받았을 보험금 전액 상당"으로 판단하였다.5) 이 판결은 손해의 범위를 단순히 계약 무효에 따른 기납입보험료의 반환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보험계약자가 기대하였던 보험금 전액을 손해로 인정한 것으로서, 보험소비자 보호의 실질적 강화라는 측면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진다.
3. 과실상계(책임의 제한) 법리
가. 과실상계의 필요성
보험회사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45조 제1항에 따라 엄격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에도,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관하여 보험계약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공평의 원칙에 따라 법원이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민법 제396조, 제763조).
나. 주요 사례
보험소송 실무에서는 보험설계사가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상법 제731조 제1항)의 필요성과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지 아니하여,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자필서명을 임의로 대행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로 인하여 보험계약이 무효로 되어 보험금 지급이 거절된 경우, 법원은 보험계약자에게도 "타인의 자필서명을 함부로 대행한 과실" 내지 "자필서명의 법적 중요성을 확인하지 아니한 과실"이 존재한다고 보아, 손해액의 상당 부분에 대하여 과실상계를 적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6)
1) 여기서 말하는 보험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에는 그로부터 대리·중개업무를 위탁받아 금융소비자보호법 제25조 제1항 제2호 단서가 정하는 방식에 따라 이를 수행하는 제3자도 포함되지만, '보험중개사'(보험업법 제2조 제11호)는 제외된다.
2)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5다212464 판결.
3) 여기서 말하는 '대리·중개업자 등'에는 보험업법 제83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는 '보험회사의 임원(대표이사ㆍ사외이사ㆍ감사 및 감사위원은 제외) 또는 직원이 포함된다.
4)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2다200317, 2022다200324 판결.
5) 동지: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2다200317, 2022다200324 판결.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보험회사가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금융소비자'란 보험상품에 관한 계약의 체결 또는 계약 체결의 권유를 하거나 청약을 받는 것에 관한 보험회사의 거래상대방을 말한다(제45조 제1항, 제2조 8호).
6)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5499, 2001다55505 판결 등.
#보험법 #손해배상책임 #금융소비자보호법 #보험소송 #대법원판례 #보험전문변호사 #과실상계 #사용자책임 #보험설계사위법행위 #자필서명누락 #설명의무위반 #보험금청구소송 #보험계약무효 #손해액산정기준
#보험법 #손해배상책임 #금융소비자보호법 #보험소송 #대법원판례 #보험전문변호사 #과실상계 #사용자책임 #보험설계사위법행위 #자필서명누락 #설명의무위반 #보험금청구소송 #보험계약무효 #손해액산정기준
Tags
보험법 제4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