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객관적 해석 원칙(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 기준)
보험약관의 해석에는 일반 약관 해석의 원칙이 적용되나, 보험계약이 가지는 집단적·획일적 거래구조의 특수성이 특히 강조된다. 보험계약은 다수의 보험계약자를 상대로 동일한 약관이 반복적으로 적용되는 전형적인 부합계약(adhesion contract)이므로, 개별 당사자의 주관적 의사나 개별적 교섭 경위보다는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일관되게 "보험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그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개별 계약당사자가 의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참작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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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관 해석의 일반 원칙 (AI 생성 이미지) |
여기서 '평균적 고객'이란 보험에 관한 전문적 법률지식이나 보험기술적 지식을 갖추지 못한 일반 소비자로서, 합리적 사고능력을 가지되 보험자와 대등한 정보력·경제력을 가지지 못한 자를 의미한다.2) 따라서 보험약관의 문언이 명확한 경우에는 그 통상적·객관적 의미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며, 특별한 전문적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는 약관에 그 의미가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
객관적 해석의 원칙은 약관 작성자인 보험자의 주관적 의사를 관철시키는 원칙이 아니라, 개별 사안의 우연한 사정이나 당사자의 특별한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문언·체계·목적에 기초하여 해석함을 의미한다. 약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문언)가 명확한 경우에는 그 통상적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고, 문언을 벗어난 확장·축소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
나. 신의성실 원칙(내용통제 원리)
보험약관은 보험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통상적이며, 보험계약자는 그 내용을 개별적으로 교섭·조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을 고려할 때, 약관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 및 민법 제2조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통제된다.
약관 작성자는 계약상대방의 정당한 기대와 합리적 신뢰에 반하지 않도록 조항을 작성하여야 하며, 현저히 공정성을 잃은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다(약관규제법 제6조). 나아가 법원은 단순히 유·무효를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항의 효력을 가능한 한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축소해석 또는 수정해석을 통하여 내용통제를 수행할 수 있다.3)
이른바 '효력유지적 축소해석'은 조항 전부가 무효에 해당하는 경우뿐 아니라, 일부가 무효사유에 해당하여 그 부분만을 배제하고 나머지를 존속시킬 수 있는 경우에도 허용된다. 이는 사적 자치의 존중과 거래안전의 확보라는 요청을 조화시키기 위한 해석 기술로 이해된다.
다. 엄격해석 원칙(면책조항의 축소해석)
보험약관 중 면책조항은 보험자의 책임을 예외적으로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규정이므로, 그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면책약관의 문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하며,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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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책 조항에 대한 엄격해석 원칙" (AI 생성 이미지) |
특히 면책사유의 확대적 해석은 허용되지 않으며, 보험자가 주장하는 면책사유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보험자에게 있다. 면책조항의 적용 여부는 약관 문언의 체계적 해석, 조항 상호 간 내용의 일관성, 계약의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된다.
라. 유효해석 원칙
약관의 해석에 있어서는 가능하다면 계약을 무효로 하기보다는 유효하게 존속시키는 방향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는 계약자유의 원칙과 거래안전의 요청에 기초한다. 다만 약관규제법상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유효해석의 원칙이 무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없으며, 강행규정에 반하는 조항은 무효이다.
마. 합리적 해석 원칙
약관은 그 전체적 문맥과 계약의 목적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약관상의 '용어풀이' 규정은 본문과 결합하여 전체로서 약관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므로, 본문에서 사용된 용어 중 그 의미가 불명확한 것을 명확하게 한다든지 그 풀이에 혼란이 없도록 하는데 그쳐야 하며, 본문의 의미를 임의로 제한하거나 본문과 모순되는 내용을 규정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용어풀이 규정이 본문 규정과 모순되는 경우 그 효력을 부정한 바 있다.5) 이는 약관 체계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2.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보충적 해석원칙)
가. 원칙의 의의
약관 조항의 의미가 객관적으로 불명확하거나 하나의 조항에 대하여 법적으로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다의적인 해석이 가능한 경우, 그 약관을 작성한 보험자에게 불리하게, 보험계약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 또는 '불명확성의 원칙'이라 한다.
이는 약관규제법 제5조 제2항이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명문화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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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불이익 원칙에 따른 고객에게 유리한 약관 해석 (AI 생성 이미지) |
나. 적용의 한계 – 보충성
다만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은 모든 해석의 출발점이 아니라, 다른 모든 해석 방법을 모두 동원한 후에도 의미가 불명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보충적 원칙이다.
대법원은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한 결과 조항의 의미가 일의적으로 확정되는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가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6)
따라서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한 경우에는, 그 결과가 고객에게 다소 불리하더라도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적용하여 약관 내용을 변경하거나 수정할 수 없다. 이 원칙은 '최후적 해석수단'이라 할 수 있다.
3. 준거법 약관
국제적 요소를 포함하는 보험계약, 특히 해상보험 등에서는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하는 약관이 삽입되는 경우가 있다. 「국제사법」은 계약의 준거법에 관하여 당사자의 선택을 원칙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며(국제사법 제25조), 이에 따라 외국법 준거약관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대법원도 해상보험증권상 영국법 준거약관의 효력을 인정하면서, 이는 오랜 기간 해상보험의 중심적 역할을 해온 영국의 법률과 관습에 따라 거래관계를 명확히 하려는 취지라고 판시한 바 있다.7)
다만, 외국법이 준거법으로 지정되었다 하더라도 그 적용범위는 약관 문언에 따라 제한된다. 대법원은 보험금 지급책임 및 손해정산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영국법을 준거법으로 정한 경우라 하더라도, 보험계약의 성립 여부와 같이 계약의 존재 자체에 관한 사항까지 외국법을 적용하는 취지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8)
또한 준거외국법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 '법'으로서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한다는 점도 확립된 판례의 태도이다. 이는 국제사법 체계상 외국법도 법규범으로 취급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1) 대법원 1996. 6. 25. 선고 96다12009 판결;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65138, 65145 판결 등.
2) 장덕조, 『손해보험소송의 주요 쟁점』, 179면.
3)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판결; 이 판결은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의 수정해석에 관한 것이다.
4) 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다18682 판결; 대법원 1994. 11. 22. 선고 93다55975 판결.
5) 대법원 1990. 5. 25. 선고 89 다카8290 판결. 이 판결은 용어풀이에서 '식물인간 등의 경우에는 자동차종합보험 대인배상 보험금지급기준에 의하여 산출한 금액을 법률상의 손해액으로 본다'는 규정은 결국 식물인간의 경우 법률상의 손해배상액을 제한하겠다는 취지이므로 이는 법률상의 모든 손해배상액을 보상하기로 하는 약관 본문의 규정에 반하거나 모순되어 효력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6)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다65138, 65145 판결.
7) 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다카25314 판결;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2877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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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법 제4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