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13년 전 유방암, 그리고 다시 찾아온 암
원고(박 모 씨)씨는 2010년 3월, 텔레마케팅(TM)을 통해 신한라이프생명보험(이하 '보험사')의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이 보험에는 암 진단 시 진단금을 지급하는 '암진단특약'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입 후 불과 12일 만인 2010년 4월, 박 씨는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면책기간(가입 후 90일) 이내였기 때문에 암 진단금을 받지 못했고, 박 씨도 이를 수긍했습니다.
문제는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23년 9월 발생했습니다. 박 씨가 '림프절 전이암' 확진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가 지급을 거절한 것입니다.
▶ 2010. 3. 보험 가입 (암특약 포함)
▶ 2010. 4. 유방암 진단 (가입 90일 이내) → 보험금 부지급
▶ 2019. 6. 박 씨, 콜센터에 "새로운 암은 보장되느냐" 문의 → 상담원 "된다" 답변
▶ 2023. 9. 림프절 전이암 진단 → 보험금 청구
▶ 보험사: "2010년 유방암 진단으로 특약은 이미 무효가 되었다"며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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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유방암 발병 후 2023년 전이암 발생" (AI 생성 이미지) |
주요 쟁점 정리
이번 소송의 승패를 가른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약관의 효력: '계약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암 진단 시 특약을 무효로 한다'는 조항이 유효한가?
- 설명의무 위반 여부: 텔레마케팅 상담원이 '면책기간(90일)' 외에 '특약 무효' 사실까지 명확히 설명했는가?
- 가입자의 지식: 전직 보험설계사 경력이 있는 박 씨가 해당 약관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는가?
보험사 주장: "약관상 당연히 무효"
보험사는 약관 조항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해당 약관 조항에는 "피보험자가 90일 지난 날 이전에 암으로 진단 확정된 경우 이 특약은 무효로 하며, 이미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드린다"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보험사 측은 "박 씨는 가입 직후 유방암에 걸렸으므로 해당 특약은 2010년에 이미 소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박 씨는 보험설계사 경력이 있어 이런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설명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설명 안 한 무효 조항은 주장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 제7-3민사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2심)는 박 씨가 보험사 측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보험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박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보험사가 박 씨에게 3,000만 원의 암 진단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1) 설명의무 위반 인정: 재판부는 "90일 이내 진단 시 '보장 개시가 안 된다'는 것과 아예 '계약이 무효가 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록 확인 결과, 상담원은 "암은 90일 지난 다음 날부터 보장된다"고만 했을 뿐, "90일 내 발병 시 계약이 무효가 된다"는 점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2) 중요한 내용에 해당: 계약의 효력을 좌우하는 '무효 사유'는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항이므로, 보험사가 반드시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신뢰보호 원칙: 박 씨가 2019년 콜센터에 문의했을 때 직원이 "새로운 암은 보장된다"고 안내했고, 이후에도 계속 보험료를 받았던 점을 들어, 이제 와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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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하지 않은 약관 조항은 무효 판결" (AI 생성 이미지) |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이번 판결은 통신판매(TM) 보험 계약에서 '설명의무'의 범위를 엄격하게 해석한 중요한 사례입니다. 보험소송닷컴 임용수 변호사가 실무적인 조언을 드립니다.
① '면책'과 '무효'의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많은 가입자가 "90일 안에는 암 보장 안 해준다"는 사실은 압니다. 하지만 "90일 안에 암 걸리면 그 특약이 아예 사라진다(무효)"는 사실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사가 이 '무효 조항'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나중에 발생한 새로운 암에 대해서는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② TM 계약은 '녹취록'이 중요 증거
이번 사건에서도 상담 녹취록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상담원이 상품설명서나 약관을 보라고 안내했더라도, 구두로 '무효 사유'를 콕 집어 설명하지 않았다면 설명의무 위반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분쟁 발생 시 반드시 가입 당시의 녹취 파일을 확보해야 합니다.
③ '보험 경력자'라고 무조건 불리하지 않습니다.
보험사는 가입자가 설계사 경력이 있으면 "다 알고 가입했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일반적인 지식이 아닌 '해당 상품의 구체적 무효 사유'를 알았는지를 따집니다. 단순히 경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설명의무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결론
법원은 보험사가 약관의 중요한 내용인 '90일 내 진단 시 무효 조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특약은 유효하며, 박 씨는 13년 뒤 발병한 전이암에 대해 보험금 3,000만 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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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전문변호사의 법률 조언 (AI 생성 이미지) |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