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연습 중 낙상으로 추간판탈출증,
법원 "퇴행성 질환 아닌 상해후유장해"
이번 판결은 비슷한 스포츠 손상 관련 분쟁에서 보험소비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유의미한 잣대가 될 전망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의 최근 선고 내용을 바탕으로 분쟁의 전말을 자세히 짚어봅니다.
사건 개요
피보험자 박 모 씨는 2017년 현대해상화재보험(주)의 상해사망후유장해 및 일반후유장해를 담보하는 보험 상품 2건에 가입했습니다. 이후 2024년 6월 경기도 광명시의 한 농구연습장에서 농구연습을 하던 중 바닥에 쓰러지면서 심한 허리통증을 느꼈습니다.
사고 직후 병원 문진 과정에서 박 씨는 다친 경위를 설명했고, 의료진으로부터 '요추염좌 및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추간판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약 7개월 후인 2025년 1월 병원에서 뚜렷한 추간판탈출증 소견으로 장해지급률 15%에 해당하는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받아 현대해상에 상해후유장해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현대해상은 사고 발생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고 해당 질환이 퇴행성 질병에 불과하다며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 정리
◗ 목격자나 CCTV가 없는 단독 사고의 상해 사고 해당 여부
◗ 요추추간판탈출증이 외부 충격에 의한 상해인지, 만성 퇴행성 질환인지 여부
◗ 남은 장해가 약관에서 정한 영구장해 또는 5년 이상의 한시장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 타 보험사의 동일 사고에 대한 보상 처리 결과가 법원 판단에 미치는 영향
보험계약자 측 주장
피보험자 측은 이번 사고로 장해지급률 15%에 해당하는 명백한 상해를 입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약관상 5년 미만의 한시장해에 해당해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현대해상의 주장에 대해서는, 보험사 면책을 주장하는 측에 입증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동일한 진단서와 의료 기록을 제출받은 다른 4개의 보험회사는 이미 상해를 인정해 보험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했다며 현대해상의 거절은 부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현대해상 측은 체육관에서 다쳤다는 발생 사실 자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영상이나 목격자 자료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박 씨에게 발생한 요추추간판탈출증은 외부 충격에 의한 상해가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만성적인 퇴행성 질병에 불과하다고 맞섰습니다. 가사 상해 사고로 인정되더라도, 박 씨의 상태가 약관에서 정한 영구적인 장해나 5년 이상의 한시장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수원지법 안산지원 민사2부(재판장 최용호 부장판사)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 박 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1)
재판부는 먼저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사고라면 기왕증이 일부 영향을 미쳤더라도 상해와 후유장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될 경우 보험금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고 전제했습니다.
이어서 사고 다음날 작성된 외래 초진 기록지에 "농구하다 낙상한 뒤 허리통증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고, 의료진이 진료를 통해 외부 요인에 의한 상해임을 확인한 부분을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과거 병력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단순 만성 질환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단독 사고라서 믿을 수 없다는 보험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손해사정보고서상 병원 내원 경위와 환자 진술이 일치하여 약관상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정된다고 기록된 점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더불어 다른 보험사들이 동일한 서류를 바탕으로 심사를 진행해 보험금을 지급한 사실도 상해후유장해를 인정하는 유력한 증거로 채택했습니다. 결국 상해와 후유장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백히 인정되므로 현대해상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스포츠 활동 중 발생한 십자인대 파열이나 추간판탈출증 분쟁은 보험소송 실무에서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는 유사 사례입니다. 보험사들은 주로 질환의 성격상 퇴행성 병변이 섞여 있다는 이유를 들어 면책을 주장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이러한 사건에서 승소와 패소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초기 진료 기록의 일관성과 구체성입니다. 사고 직후 응급실이나 병원 방문 시 의사에게 다친 경위를 얼마나 정확하게 진술했는지가 의무기록지에 그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이 기록이 추후 우연한 외래의 사고를 입증하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가 됩니다.
준비해야 할 증거로는 초진 차트,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의학 판독지, 주치의의 소견서 및 약관의 주요 내용을 철저히 확보해야 합니다. 이번 판결처럼 다른 보험사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보험금을 지급받은 내역이 있다면, 이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재판부를 설득하는 데 매우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분쟁 대응 단계별 팁을 드리면, 청구 초기에는 손해사정 절차나 보험사 측의 자체 의료자문 결과에 무작정 동의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제3의 대학병원 등에서 독립적인 장해 진단서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소송 단계로 진입할 경우 법원의 신체감정 절차를 통해 상해 기여도와 장해 기간을 의학적으로 투명하게 입증하는 대처가 필수적입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현대해상이 2026년 5월 29일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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