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전문변호사 임용수 - 보험 분쟁 판례 분석 및 보험법 제4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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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 어선 복귀 중 바다 추락 익사, 상해사망보험금 1억원 인정… 직무상 탑승 면책 부정

어선원 외출 후 타 선박 건너다 추락사
"직무상 탑승 아니므로 상해보험금 지급해야" 


(부산=보험소송닷컴)
어업에 종사하는 선원이 음주 후 자신이 거주하던 어선으로 복귀하던 중 인접 어선을 건너다 바다로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보험사는 '선박승무원 등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사고는 면책된다는 약관을 들어 항변했으나, 1심에 이어 항소심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망인이 외출 후 사적 시간을 보낸 뒤 단순히 숙소인 선박으로 복귀하던 과정이었고, 자신의 선박이 아닌 중간 계류 어선 위에서 추락한 점, 면책약관 입법 취지인 해상 고유의 위험이 발현된 사안이 아닌 점을 종합해 면책사유 해당성을 부정했습니다. 어선원 유족급여 수령 사실도 보험계약상 면책 인정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모호한 약관해석은 고객에게 유리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의 원칙을 재확인한 부산지방법원 항소심 판결입니다. 이번 판결은 직무와 일상생활의 경계가 모호한 해상 종사자의 보험소송에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입니다.




판결요지: 선박승무원이 사적인 외출 후 부두에 정박 중인 선박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른 배를 건너가던 중 바다로 추락해 사망한 사고는 약관상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에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보험사는 유족에게 상해사망 보험금을 전액 지급할 책임이 있다.

사건 개요

망인(보험계약자 겸 피보험자)은 2011년 8월 디비손해보험(피고 보험사)과 가입금액 1억 원의 상해사망 특별약관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부산지역에서 어업에 종사하던 어선원이었던 망인은 평소 조업 기간 중 자신이 승선하는 C 선박에서 거주하며 생활해 왔습니다.  

2024년 1월 16일 밤 11시경, 망인은 같이 작업하는 다른 배의 선장이 아파 배가 출항하지 못하고 임시로 정박하게 되자 육지로 나가 개인적으로 술을 마셨습니다. 이후 자신이 거주하는 C 선박으로 복귀하기 위해 부산공동어시장 부두와 C 선박 사이에 계류되어 있던 3척의 어선 중 첫 번째 배(D)에서 두 번째 배(E)로 이동하던 중 바다로 추락했습니다. 망인은 이튿날 오전 인근 방파제 앞 해상에서 익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사고 이후 망인의 배우자인 유족(김 모 씨)은 상속재산분할협의를 거쳐 피고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해당 보험상품 보통약관의 면책조항을 내세워 보상을 거절했고, 결국 유족은 보험사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에 보험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쟁점 정리

어선원이 개인적인 외출 후 선박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약관상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으로 넓게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  

◗ 사고 발생 장소가 자신이 근무하는 선박이 아닌, 계류 중인 타 선박일 경우 면책약관 적용 여부  

◗ 침몰이나 좌초 등 선박 고유의 해상 위험과 이번 추락 사고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 인정 여부  

◗ 유족이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법'에 따른 유족급여를 받은 사실이 민간 보험사면책의 타당한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여부  

◗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른 보통거래약관 면책조항의 엄격한 제한 해석 기준

보험계약자 측 주장

원고인 유족 측은 망인이 사고 당일 조업 중이 아니라 외출 후 사적인 시간(음주 등)을 보내고 잠을 자기 위해 배로 돌아오던 길에 발생한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이는 직무수행 중 발생한 상해·질병 사고가 아니며, 직무와 무관한 단순 이동 중에 일어난 사고이므로 보험사는 가입한 약관에 따라 1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온전히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피고 보험사는  해당 보험계약 보통약관에 "선박승무원, 어부, 사공 등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해당 보험금을 드리지 아니합니다"라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사고 당시 배가 임시 정박 중이긴 했으나, 망인이 선박에 승선하려는 과정 전체가 사실상 '직무상 선박 탑승 중'에 해당하므로 보험금지급 책임이 없다고 강하게 맞섰습니다.

법원의 판단

1심인 부산지방법원(판사 최용호)은 유족의 청구를 모두 인용해 피고 보험사가 보험금 1억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1) 피고 보험사의 면책 항변에 대해서는 망인이 자신이 거주하는 C 선박이 아니라 중간 계류된 어선 D를 건너 E로 이동하던 중 추락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사망사고가 '선박승무원 등이 직무상 선박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에 일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항변을 배척했습니다.



피고 보험사가 항소했으나, 항소심을 맡은 부산지방법원 제5-3민사부(재판장 고종영 부장판사)도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피고 보험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먼저 보통거래약관의 내용은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해야 하며, 그 뜻이 명백하지 않을 때는 약관작성자인 보험사에게 불리하게 제한 해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의 확고한 원칙을 짚었습니다.  

재판부는 망인이 사고 당일 조업 등의 업무를 수행하던 상태가 아니라 단순히 외출 후 정박 중인 선박으로 복귀하던 중이었음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망인이 바다로 추락한 장소는 목적지인 C 선박 자체가 아니라, 이동을 위해 중간에 계류되어 있던 다른 선박들을 건너가던 중이었으므로 아직 자신의 선박에 탑승한 상태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해당 면책약관이 침몰이나 좌초 등 해상 고유의 위험에 노출된 선박 특유의 위험성을 고려해 규정된 것인데, 망인의 사망이 선박 운행이라는 고유의 위험에서 발현된 결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나아가 유족이 어선원재해보상법에 따른 공적 유족급여를 지급받았더라도, 해당 법률과 민간 보험계약의 면책사유는 그 취지와 성격이 다르므로 이 사실만으로 보험사 면책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망인이 배를 이탈한 목적과 시간 등을 종합할 때 전체적으로 선박에 탑승한 상태가 계속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유족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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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보험 가입 당시 직업에 대한 고지의무를 충실히 다했더라도, 선박 승무원이나 화물차 운전자처럼 직무 환경이 특수한 경우 직업적 위험을 이유로 한 보험사의 지급 거절은 실무상 매우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선원이 하선하여 육지에서 휴식을 취하다 다친 사고나, 차량을 세우고 개인 정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등이 유사 사례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주요 기준은 '업무의 연속성'과 '사고 장소의 일치성'입니다. 법원은 직업과 관련된 면책약관을 적용할 때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댑니다. 망인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현장을 이탈했는지, 사고 원인이 직무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집니다. 이번 사례도 배를 일터이자 숙소로 이용하는 선원이 사적인 외출 후 단순 복귀하던 길이었음을 명확히 분리해 낸 것이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인 결정적 요소입니다.  

이러한 보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유족이나 수익자는 해양경찰서의 변사사건 내사결과보고서, 사건사고사실확인원, 사망 원인이 명확히 기재된 사체검안서 또는 진단서 등을 신속히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사고 직전 고인의 동선, 주류 결제 내역, 정박 위치를 보여주는 도면, 그리고 동료 선원의 목격 진술을 통해 사고 당시 직무 수행 중이 아니었다는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소명하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초기 단계에서 손해사정 회사가 포괄적인 면책조항을 근거로 지급 거절을 통보하더라도 이를 섣불리 수용해서는 안 됩니다. 근로복지공단이나 수협을 통해 산재 성격의 유족급여를 인정받았더라도 민간 보험사의 약관상 면책 여부는 별개로 다투어야 합니다. 청구 및 소송 단계에서는 모호한 약관조항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력히 내세우며, 직무와의 인과관계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치밀한 법리 구성을 진행해야 합니다. 관련 분쟁 시 조기에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엄격한 약관해석 기준에 부합하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본 글은 실제 판결과 보험 실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디비손해보험의 상고 포기로 2심 판결이 2026년 2월 26일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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