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의무 위반이라던 보험사 항소 기각
급성심근경색 보험금 지급 판결
사건 개요
가입자 김 모 씨는 2023년 11월 보험모집인을 통해 흥국화재해상보험(주) 및 흥국생명보험(주)의 상해 및 질병 보장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가입 직후인 다음 날, 김 씨는 급성 심근경색증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경피적 혈전제거술과 경피적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 등을 받았습니다.
퇴원 후 김 씨는 보험사들에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손해사정 과정에서 김 씨가 과거 2020년 3월 고혈압 및 고지질혈증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은 이력을 알리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결국 이 사안은 보험사의 부당한 지급 거절에 맞선 보험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쟁점 정리
🔹가입자의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 여부 및 보험사의 일방적 계약 해지가 적법한지 여부
🔹보험모집인이 과거 병력을 듣고도 임의로 '아니오' 표기를 유도한 행위가 약관상 '고지의무 이행 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
🔹모집인의 만류가 없었더라도 가입자가 스스로 병력을 감추려 했을지 여부
🔹과거 병력 누락과 상해 및 질병 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존재 여부
보험계약자 측 주장
김 씨 측은 가입 전 통화에서 "4년 전쯤 혈압 진단을 받고 한 달 치 혈압약을 처방받은 적이 있다"고 명확하게 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지 묻기도 했으나, 모집인이 무조건 '아니오'라고 기재하고 진행하면 된다며 고지를 적극적으로 막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가입자의 고의적인 숨김이 아니므로 보험사는 약관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약정된 보험금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보험사 주장
반면 보험사들은 모집인에게 적극적인 고지 방해 의도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김 씨가 과거 여러 차례 진단받은 사실을 상세히 알리지 않았고, 가입 직후 스스로 과거 병력을 적지 않은 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지 문의한 정황 등을 볼 때 가입자 스스로 고지의무 위반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모집인의 행위와 무관하게 부실 기재가 이루어진 것이므로 계약 해지와 지급 거절이 적법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서울중앙지법 제12-2민사부(재판장 김현미 부장판사)는 김 씨가 피고 보험사들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흥국화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습니다.1)
재판부는 인정된 증거와 통화 녹취록 등을 바탕으로, 담당 모집인이 가입자로부터 고혈압 진단 및 투약 사실을 분명히 전달받았음에도 질문표에 이를 표시하지 않도록 종용하고 허위 기재를 유도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행위가 해당 보험 약관에서 정한 "가입자에게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게 하거나 부실한 고지를 권유한 경우"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또한, 가입자가 투약 횟수나 정확한 진단 시기를 일부 뭉뚱그려 말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알릴 의무 대상임을 명확히 설명하고 사실대로 표기하도록 조치할 책임은 모집인에게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흥국화재 측은 김 씨가 스스로 고의적인 누락을 했다고 거듭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가입자가 통화 중에 먼저 확인을 요청하고 걱정했던 대화 내용을 볼 때 모집인의 개입이 없었다면 스스로 병력을 숨겼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흥국화재의 계약 해지 통보가 효력이 없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보험 가입 과정에서 투약 이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집인의 말만 믿고 청약서를 작성했다가, 정작 큰 상해나 질병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사정 단계에서 억울하게 지급이 거절되는 유사 사례가 실무상 매우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이전에 당뇨약 복용 사실을 알렸음에도 담당 모집인이 임의로 누락시킨 사건에서도 법원은 가입자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이러한 사안에서 재판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가입자가 자신의 병력을 알리려 시도했다는 점과, 담당 모집인이 이를 만류하거나 허위 기재를 유도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느냐입니다. 구두로만 나눈 대화는 나중에 증명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가입자는 만일의 분쟁에 대비해 가입 당시 담당 모집인과 나눈 전화 통화 녹음 파일, 문자 메시지 등을 반드시 보관해야 합니다. 또한 과거 진단서나 처방전 발급 시점과 청약 시점의 선후 관계, 진료기록부,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관련 약관 조항도 꼼꼼히 챙겨 두어야 합니다.
대응 방안과 관련하여, 보험금 청구 단계에서 보험사가 현장 조사를 나오거나 의료자문 동의를 요구할 때 무턱대고 서명하기보다는 보험전문변호사의 조언을 듣는 것이 안전합니다. 해지 통보를 받은 이의 제기 단계라면, 녹취록 등 입증 자료를 첨부해 내용증명 형태로 강력히 항의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보험사가 억지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면 지체 없이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객관적인 판단을 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흥국화재의 상고 포기로 2심(항소심) 판결이 2026년 4월 22일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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