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당뇨병 직접 치료 목적 수술 맞다"
수술 보험금 전액 지급 판결
사건 개요
원고(피보험자 곽 모 씨)는 2000년 2월 피고 보험사(한화생명보험)와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해당 보험계약의 주요 보장내용에 따르면, 암 또는 특정질병 진단 확정 후 수술 시 1회당 150만 원의 수술자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었고, 당뇨병은 이 특정질병에 포함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곽 씨는 2023년 5월경 병원에서 '당뇨병성 족부합병증을 동반한 상세불명의 당뇨병' 및 '만성 신부전을 동반한 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곽 씨는 한 병원에서 2023년 5월부터 7월까지 총 28회에 걸쳐 당뇨병성 족부합병증에 대한 변연절제술을 시행 받았습니다. 이에 곽 씨는 수술 1회당 150만 원씩 총 4,200만 원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한화생명이 이를 거절하면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쟁점 정리
▸외래에서 마취 없이 시행된 변연절제술이 보험약관상 '수술'에 해당하는지 여부
▸당뇨병의 합병증인 족부 궤양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이 '당뇨병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수술'에 포함되는지 여부
▸1회 시술비(약 2만 8천 원)에 대해 보험금(150만 원)이 지급되는 결과가 보험계약 취지에 부합하는지 여부
보험계약자 측 주장
곽 씨 측은 당뇨병이 본질적으로 합병증이 문제되는 질환인 만큼 합병증에 대한 치료도 당연히 당뇨병의 치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변연절제술은 괴사 조직을 제거하여 새 조직에 산소를 공급하고 재생을 돕는 의료행위로서 생체의 절단 및 절제를 포함하므로, 명백히 약관상 보장하는 '수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반면 한화생명은 곽 씨가 받은 변연절제술은 마취 없이 행해지는 등 비수술적 치료에 해당하며, 당뇨병 자체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수술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곽 씨가 1회 시술에 지출한 병원비는 28,032원에 불과한데 이를 근거로 1회당 150만 원의 보험금을 받는 결과는 당초 보험계약에서 예정한 내용이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을 맡은 대전지방법원 민사16단독(강진우 부장판사, 이하 '법원')은 곽 씨가 한화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곽 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1)
법원은 어떤 치료행위가 약관상 '수술'에 해당하는지는 보험증권과 약관 기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며, 별도 기재가 없으면 통상적인 '수술'의 의미에 따라야 하고 의료전문가의 개념 구분에 구속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술의 통상적인 의미는 '의료 기구를 사용하여 생체에 절단이나 절제 등의 조작을 가하는 의료행위'이며, 반드시 전신 마취나 부위 마취 아래 수술실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료 기록상 피부 괴사 및 변성이 보일 때 그 조직을 절제한 것이 확인되므로 이는 의료 기구를 사용한 수술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한화생명이 제출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는 변연절제술 중 소파술이나 초음파 절제술은 마취 없이 시행되는 비수술적 치료이고, 전신·부위 마취 아래 수술실에서 행해지는 수술적 변연절제술이 '수술'에 해당한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의료전문가의 분류기준이 약관해석을 좌우할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배척했습니다.
직접적인 치료 목적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법원은 당뇨병은 대사질환의 일종으로 통상 당뇨병 자체를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 발생 시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치료를 위한 수술도 당뇨병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수술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수술 필요성에 관한 다툼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이 환자 상태를 관찰하여 필요하다고 판단해 행한 치료는 의학적 근거가 없거나 의학적 상식에 반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그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사후적으로 다른 선택지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문만으로는 변연절제술의 필요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진료기록감정 결과 또한 비수술적 치료로 보인다는 의견일 뿐 치료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짚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험금이 시술비(실제 치료비)를 초과한다는 한화생명의 주장에 대해서는, 보험계약을 통해 받는 보험금이 당사자가 지출한 비용보다 적어야 할 이유는 없고 보험금 액수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결정된 것이므로 한화생명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이번 대전지법 판결은 보험상품 약관에 '수술'의 명확한 정의가 누락되어 있거나 불분명할 때, 법원이 통상적 의미를 어떻게 적용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유사한 하급심 소송에서도 당뇨병성 족부합병증(당뇨발) 치료를 위한 절단 및 절제술을 상해·질병 수술비의 지급 대상으로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쟁에서 재판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행된 의료행위가 실제로 생체의 '절단'이나 '절제'를 동반했는지를 객관적인 의학 자료로 입증하는 것과, 해당 질환(당뇨 등 대사질환)의 임상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약관 해석의 법리입니다.
따라서 청구권자는 주치의의 진단서뿐만 아니라, 수술기록지 또는 의사 소견서에 '단순 소독을 넘어 괴사된 조직을 기구를 이용해 명확히 절제했다'는 구체적 내용이 포함되도록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만약 보험사가 수술실 미입실, 마취 미시행, 또는 치료비용 편차 등을 이유로 보험금지급을 거절할 경우, 섣불리 포기하지 마십시오. 해당 의료행위의 실질적 내용이 절단 및 절제를 동반했음을 입증하는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법리 검토를 거쳐 이의신청 및 보험소송 절차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대책이 요구됩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한화생명의 항소 제기로 사건이 대전지법 항소부에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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