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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자의 법정면책사유 |
1. 인위적인 보험사고(고의·중과실 면책)
가. 고의·중과실 면책의 원칙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1)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는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상법 제659조).
이는 보험사고가 우연한 것이어야 한다는 보험의 본질에 비추어, 피보험자 등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사고를 야기한 경우에는 우연성이 부정될 뿐만 아니라 도덕적 위험을 방지할 필요가 크므로 면책사유로 규정한 것이다.
나. 「고의」의 판단 기준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이를 행하는 심리 상태를 말하며,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미필적 고의도 포함된다. 이러한 고의 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피보험자 등에게 책임능력이 있어야 한다.2)
고의는 원인 행위에 존재하면 충분하며, 결과 발생이나 보험금 취득 자체에 대한 고의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3) 다만 면책사유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는 결과에 대한 피보험자의 인식과 의도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 원인 행위는 단순한 조건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보험사고의 원인이어야 한다. 즉 원인 행위로 즉시 보험사고가 야기되지 않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절대적·치명적 손상을 일으키거나 원인 행위로 인한 잠정적 손상이 불러오는 전형적인 위험의 경과로서 사고 발생을 회피할 수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보험자의 면책사유인 고의에 의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
고의와 같은 내심의 의사는 이를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때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하는가는 사실관계의 연결 상태를 논리와 경험칙에 의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4)
보험사고 발생에 기여한 둘 이상의 원인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 등의 고의 행위가 단순히 공동 원인의 하나이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보험사고 발생의 유일하거나 결정적 원인이었음을 입증해야만 면책이 인정된다.5)
다. 중대한 과실
중대한 과실이란 통상인에게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하게 게을리한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판단능력을 상실할 정도로 과음한 상태에서 출입이 금지된 지하철 승강장 선로로 진입한 경우나 자동차전용도로 등에서 무단횡단을 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피보험자 등의 가벼운 과실(경과실)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는 면책되지 않으며 보험자는 과실상계를 주장하지 못한다. 사망보험과 상해보험에서는 피보험자 등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사고에 대해서도 보험자가 면책되지 않고 보험금 지급 책임을 진다(상법 제732조의2, 제739조). 이는 유족 등의 생활 보장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이다.
라. 보증보험에서의 특칙(적용 예외)
보증보험은 주계약상의 채무자인 보험계약자의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하는 특성상, 보험계약자의 고의나 중과실로 생긴 보험사고에도 보험자는 보험금 지급 책임을 부담한다. 판례도 「보험계약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보험사고의 경우 보험자의 면책을 규정한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증보험의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적용이 없다」고 판시하여, 보증보험의 특성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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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의 및 중대한 과실 면책 |
2. 대표자책임이론
가. 의의
대표자책임이론이란 보험사고가 피보험자 본인이 아닌 그와 법률상 또는 경제상 특별한 관계에 있는 자(가족, 고용인, 대리인 등)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경우 이를 피보험자 자신의 고의·중과실과 법률적으로 동일하게 취급하여 보험자가 면책된다고 보는 해석론을 말한다. 이는 상법 데659조 제1항의 '피보험자의 고의·증과실'의 범위를 확장하여 보험계약의 사행성을 억제하고 신의성실의 원칙을 실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국내 약관에서 유사한 면책조항이 존재하여 그 효력이 문제된다.
나. 학설 및 판례의 입장
학설은 (1) 보험보호의 공백을 우려해 이를 엄격히 제한하려는 부정설, (2) 피보험자와의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경우 이론을 폭넓게 수용하는 긍정설, (3) 피보험자의 공모·교사·방조 또는 감독상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절충설이 대립하고 있다.
판례는 약관 조항을 추정규정으로 해석하여, 세대를 같이 하는 친족·고용인 등이 피보험자를 위하여 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는 일단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개재된 것으로 추정하되, 피보험자가 그 개재가 없음을 입증하여 번복하면 면책이 된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7)
다. 사견
가족이나 고용인이 보험사고를 일으키고, 그 발생에 피보험자가 적극적으로 공모, 교사 또는 방조한 경우까지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보험제도의 선의성에 반한다. 면책조항은 엄격해석이 원칙이라는 점에 비추어, 피보험자 측의 공모·교사·방조 또는 감독상 중대한 과실 등 책임 있는 사유의 개재가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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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보험자 가족 및 고용인의 고의 및 중과실 |
3. 전쟁위험 등으로 인한 보험사고
가. 전쟁 및 변란 면책
보험사고가 전쟁 기타의 변란으로 인하여 생긴 때는 당사자 간에 다른 약정이 없으면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상법 제660조). 이는 통계적 예측이 불가능하여 통상의 보험료로는 위험을 인수할 수 없기 때문이며, 보험단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전쟁은 국가 간의 교전 상태(선전포고 불문)를 말하며, 변란은 내란·폭동·소요 등 통상의 경찰력으로 치안을 유지할 수 없는 전쟁에 준하는 비상사태를 의미한다.
나. 천재지변 및 특약
상법은 지진·분화·태풍·홍수·해일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를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상적 위험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약이 없는 한 보험자의 보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상법 제660조는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는 특약에 의하여 전쟁위험을 인수할 수 있다. 이러한 보험을 전쟁위험보험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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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위험 및 천재지변으로 인한 보험사고 면책 |
1)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를 다음부터 '피보험자 등'이라고 한다.
2) 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1다10199 판결은 「책임보험은 피보험자의 법적 책임 부담을 보험사고로 하는 손해보험이고 보험사고의 대상인 법적 책임은 불법행위책임이므로 어떠한 것이 보험사고인가는 기본적으로는 불법행위의 법리에 따라 정해야 할 것인바, 책임보험 계약당사자 간의 보험약관에서 고의로 인 한 손해에 대해서는 보험자가 보상하지 않기로 규정된 경우에 고의행위라고 구분 짓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체적인 정신능력으로서의 책임능력이 전제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하려면 그 피보험자가 책임능력에 장애가 없는 상태에서 고의행위를 하여 손해가 발생된 경우이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피보험자가 사고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던 경우 사고로 인한 손해가 '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보험자가 면책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3) 동지: 서울고등법원 1988. 12. 6. 선고 88나25721 판결. 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1999. 6. 23. 선고 99나23368 판결은 폭행치사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은 경우 「고의는 원인 행위에 존재하면 되는 것이지 결과 발생에 대해서까지 인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판시한 바 있다.
4) 대법원 2001. 3. 9. 선고 2000다67020 판결,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31401 판결.
5)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26075 판결.
6) 대법원 1998. 3. 10. 선고 97다20403 판결.
7) 대법원 1984. 1. 17. 선고 83다카1940 판결은 「보험계약의 보통약관 중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받도록 하기 위하여 피보험자와 세대를 같이 하는 친족 또는 고용인이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손해에 대해서는 보험자가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면책조항은 그것이 제3자가 일으킨 보험사고에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개재되지 않은 경우에도 면책하고자 한 취지라면 상법 제659조, 제663조에 저촉되어 무효라고 볼 수 밖에 없으나, 동 조항은 피보험자와 밀접한 생활관계를 가진 친족이나 고용인이 피보험자를 위하여 보험사고를 일으킨 때는 피보험자가 이를 교사 또는 공모하거나 감독상 과실이 큰 경우가 허다하므로 일단 그 보험사고 발생에 피보험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개재된 것으로 추정하여 보험자를 면책하고자 한 취지에 불과하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며, 이러한 추정 규정으로 보는 이상 피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에 자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개재되지 않았음을 입증하여 위 추정을 번복할 때는 위 면책조항의 적용은 당연히 배제될 것이므로 위 면책조항은 상법 제663조의 강행규정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반면, 대법원 1998. 4. 28. 선고 97다11898 판결은 「동산종합보험보통약관 소정의 '보험계약자, 피보험 자(법인인 경우에는 그 이사 또는 법인의 업무를 집행하는 그 밖의 기관) 또는 이들의 법정대리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생긴 손해'라는 면책조항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보험계약자, 피보험자(법인인 경우에는 그 이사 또는 법인의 업무를 집행하는 그 밖의 기관) 또는 이들의 법정대리인'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생긴 손해에 한하여 면책되는 것이지, 위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법정대리인에게 단순히 고용된 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생긴 손해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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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법 제4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