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주던 암 입원비 왜 끊었나,
보험사 결국 항소심서 패소
보험사는 입원 치료의 필요성이 없고 약관상 면책 사유인 단순 안정치료에 불과하다며 면책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약관 해석과 주치의 소견을 바탕으로 환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법원은 암 전이 방지와 후유증 개선을 위한 요양병원 치료 역시 약관이 정한 '질병으로 인한 치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입원 필요성 역시 주치의의 의학적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요양병원 입원비 문제로 보험소송을 겪고 있는 수많은 암 환자들에게 객관적 진단서 확보와 올바른 대처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의미 있는 사례입니다. 정확한 의무기록과 인과관계 입증이 분쟁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와 함께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보험계약자 임 모 씨(원고)는 2009년 7월 디비손해보험(피고 보험사)과 사이에 질병입원의료비 및 질병입원일당을 100세까지 보장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임 씨는 2019년 7월 편도암 진단을 받고 편도절제술 및 경부청소술을 시행한 후 3회의 항암 치료와 28회의 방사선 치료를 마쳤습니다. 이후 극심한 피로감과 면역력 저하를 겪으며 2019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여러 요양병원에 입원해 이뮤알파 주사, 고주파 온열치료 등을 받았습니다.
피고 보험사는 2023년 3월까지의 입원치료에 대해서는 질병입원일당과 질병입원의료비를 모두 지급했으나, 2023년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간의 입원치료비에 대해서는 돌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앞선 기간과 치료 내용이 사실상 같았지만 태도가 달라진 것입니다.
임 씨가 이 기간 요양병원에서 받은 치료는 이뮤알파 주사, 이스카도큐 주사, 메리트씨 주사, 메시마에프액, 셀레나제100마이크로그램퍼오랄액, 셀레뉴원 주사 등의 약물치료와 고주파 온열치료, 비침습적 무통증 신호요법(Pain Eraser) 치료였습니다. 대부분 비급여 면역·보조 요법에 해당합니다.
이에 임 씨는 미지급된 1,781만 원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은 임 씨의 청구를 전부 받아들였고, 피고 보험사가 항소했습니다.
쟁점 정리
◗ 요양병원에서 시행된 비급여 면역치료가 약관이 정한 '질병으로 인한 치료'에 해당하는지 여부
◗ 해당 치료가 약관상 보상하지 않는 손해인 '피로 등을 치료하기 위한 단순 안정치료'인지 여부
◗ 환자의 신체적 상태를 고려할 때 의료법상 의료기관에 체류하며 관리받아야 할 '입원의 필요성'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
보험계약자 측 주장
임 씨 측은 요양병원에서의 입원치료가 편도암 수술과 방사선 치료 이후 극도로 쇠약해진 면역력을 회복하고 암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치의의 지시에 따라 정당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질병으로 인하여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경우'에 명백히 부합하고 약관 어디에도 '표준치료에 한한다'거나 '암을 직접 치료하는 경우에만 지급한다'는 제한이 없는 이상, 피고 보험사는 미지급된 질병입원일당과 질병입원의료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피고 보험사는 원고가 받은 비급여 약물치료 및 고주파 온열치료가 편도암을 낫게 하는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라 단순한 예방적·보조적 요법에 불과하므로 치료의 적정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당시 원고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면 통원만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음에도 장기간 입원한 것이므로 의료법상 입원의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면책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광주지방법원 제3-1민사부(재판장 박종환 부장판사)는 임 씨가 디비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디비손해보험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밝혔습니다.1)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이 보험약관은 질병에 대한 '직접' 치료 또는 '표준치료'의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한정하고 있지 않다"며 암의 전이·재발 방지와 암 치료로 인한 후유증과 부작용 등의 개선을 위한 요양병원 치료도 보장 대상에 포함된다며 약관 해석 기준을 명확히 했습니다.
피고 보험사가 내세운 대법원 2010다40543 판결에 대해서는 "보험약관에서 정한 '암의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수술'의 의미가 문제된 사안으로, 이 사안과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달리하는 것이어서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며 배척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임 씨가 입원 당시 전신 피로감, 무력감, 우울감, 수면장애, 식욕부진, 전신근육통 등을 호소했고, 검사 결과 면역세포인 NK세포 활성도가 86.9pg/mL에 불과할 정도로 낮게 측정된 점을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등을 종합해 치료의 적정성이나 필요성 등에 관하여는 그 전문성이나 진정성 등에 의심을 품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직접 환자를 관찰하고 진료를 행한 주치의의 입원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임 씨가 입원기간 동안 불필요한 외출이나 외박을 했다거나 허위 입원으로 볼 만한 자료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한 피고 보험사가 입원 필요성을 전제로 직전까지 동일한 요양병원 치료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했던 모순된 태도를 지적하며 피고 보험사가 보험금 전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암 환자가 대형병원에서 주요 수술을 마친 후 요양병원으로 옮겨 비급여 면역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험금 분쟁은 실무상 매우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최근 하급심 판결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약관에 '암의 직접 목적 치료'라는 제한적 문구가 없는 한 후유증 완화를 위한 치료도 넓은 의미의 질병 치료로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유사 사건에서 승소와 패소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가입한 보험 약관의 구체적인 문언 내용과 이를 뒷받침하는 환자의 객관적인 의학적 증거입니다. 분쟁 초기 단계부터 철저한 준비가 요구됩니다. 환자가 주관적으로 몸이 힘들다고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통원치료가 불가능할 정도의 신체적 쇠약 상태였음을 입증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주치의가 발행한 구체적인 진단서, 극심한 항암 부작용을 꼼꼼히 기록한 간호기록지, 그리고 NK세포 활성도 검사 결과지처럼 면역력 저하를 명확한 수치로 보여주는 자료를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보험금 청구 및 손해사정 과정에서 보험사가 타 병원 의료자문에 대한 동의를 요구할 경우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보험사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의료자문 결과가 도출되면 이를 근거로 면책이 확정될 소지가 높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보험금 지급이 부당하게 거절되었다면 즉각적으로 정식 보험소송 제기를 단계별로 고려해야 합니다. 의학적 쟁점과 복잡한 법리가 얽힌 사안인 만큼, 관련 분쟁 경험이 풍부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청구 논리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응 방법입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디비손해보험의 상고 포기로 2심 판결이 2026년 8월 7일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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