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수술 보험금 인정
"비만(E66) 면책조항, 설명 안 했다"
재판부는 '비만(E66)' 면책 약관에 대해 보험사의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고, 위소매절제술이 합병증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에 해당한다고 보아 보험소송에서 가입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비만대사수술 보험금 분쟁에서 약관해석, 설명의무, 수술의 목적성 판단이 어떻게 결합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부당한 손해사정 결과로 고통받는 가입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사건 개요
보험계약자 김 모 씨(원고)는 2023년 4월 케이비손해보험(피고 보험사)와 질병수술비, 신질병1~5종수술비, 112대질병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듬해 김 씨는 체질량지수(BMI) 35의 고도비만 상태에서 제2형 당뇨병, 병적 비만, 고지질혈증, 고혈압,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진단을 받았습니다. 대사질환 호전을 위해 노력했으나 차도가 없자 2024년 12월 병원에 입원하여 위소매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김 씨는 피고 보험사에 총 1,230만 원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피고 보험사는 해당 수술이 약관상 보상하지 않는 '비만(E66)' 치료를 위한 수술에 해당한다며 보험사 면책을 통보했고, 이에 불복한 김 씨는 법원에 보험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쟁점 정리
◗ 비만(E66) 수술을 보상에서 제외하는 면책규정이 보험계약 체결 시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 보험사가 면책규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경우, 이를 근거로 가입자에게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
◗ 위절제술과 같은 비만대사수술이 112대질병수술비 특별약관에서 보장하는 고혈압 및 간질환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는 수술로 인정되는지 여부
◗ 비만과 다른 질병의 치료를 겸하는 수술에 대해 명시적 배제 조항이 없을 때 적용되는 약관해석 원칙
보험계약자 측 주장
김 씨 측은 보험기간 중 의사로부터 고혈압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등을 진단받았고, 그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위절제술을 받았으므로 보험금 지급사유가 충족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비만과 대사질환 치료 효과가 동시에 있는 비만대사수술에 대해 단지 비만이라는 이유로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은 계약의 중요한 사항이므로,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피고 보험사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항변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피고 보험사 측은 김 씨가 받은 수술이 오로지 비만 치료만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수술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질병수술비 및 신질병수술비 특약에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른 비만 수술비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이 명백히 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112대질병수술비 특약의 보장 대상인 고혈압과 간질환 치료를 위한 수술로도 볼 수 없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의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1-1민사부(재판장 양형권 부장판사)는 김 씨가 케이비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김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원고승소).1)
재판부는 가장 먼저 비만 면책 약관에 대한 피고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 위반을 지적했습니다. 비만대사수술이 대사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널리 알려져 건강보험까지 적용되는 상황에서, 피고 보험사가 비만대사수술을 면책 대상에 포함할 의도였다면 이를 가입자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했어야 한다고 봤습니다. 설명의무를 다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해당 면책규정을 김 씨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위절제술이 고혈압과 간질환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시행되었다는 점도 분명히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질병 자체의 제거뿐만 아니라 중대한 병적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한 수술도 직접적인 치료 목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약관 전체의 관점에서 본 해석도 같은 결론으로 이어졌습니다. 특약 제4조가 수술의 정의에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또는 이에 준하는 기관으로부터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인정받은 최신 수술기법도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전문 의료계의 통상적 입장에서 치료의 효과성과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받아들여지는 수술이라면 보장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 계약 체결 당시 보험사의 의사로 추정된다고 봤습니다.
이어 비만에 의해 발생한 고혈압·간기능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한 위절제수술을 보장에서 배제하려 했다면 112대질병수술비Ⅰ 특별약관에 명시적 조항을 두었어야 하는데 그러한 조항이 없다고 지적하며, 작성자불이익 원칙에 따라 비만에 의한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질환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한 수술도 담보 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수술의 필요성도 인정됐습니다.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김 씨는 수술 당시 BMI 35에 제2형 당뇨, 고혈압,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동반된 상태로 비만대사수술 권고 기준을 충족했고, 생활습관 개선을 시도했으나 질환이 개선되지 않아 수술을 받았으며, 감정의는 1차적으로 고려되는 치료법이 비만대사수술이라는 소견을 밝혔습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최근 고도비만 환자들이 당뇨,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등 동반된 상해·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위소매절제술 등의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수의 보험사가 약관의 비만 면책조항만을 앞세워 기계적으로 보상을 거부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의 주된 목적이 당뇨나 지방간,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 치료에 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한다면 충분히 권리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유사 사건에서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해당 수술이 단순한 미용이나 체형 교정이 아니라 합병증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시행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가입 당시 보험사가 면책 약관에 대해 충실하게 설명했는지 여부입니다.
사전에 준비해야 할 증거와 서류로는 신체검사 기록을 통한 BMI 수치 증빙, 당뇨 및 고혈압 등 동반 질환에 대한 확정 진단서, 과거의 보존적 치료(약물, 식단 등) 내역이 상세히 기록된 사고경위 및 진료기록부가 있습니다. 수술 전 의료진과 충분히 면담하여, 의무기록지와 수술기록지에 대사질환 개선을 위해 수술적 치료가 필수적이었다는 주치의의 소견이 명확히 담기도록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가입 당시 상품설명서와 약관의 주요 내용을 미리 꼼꼼히 점검하여 고지의무 이행 여부와 설명의무 위반 소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청구 및 보험소송 분쟁 대응 단계별 팁을 드리자면, 청구 초기부터 주치의의 구체적인 소견서와 진단서를 첨부하여 부당한 손해사정 과정이 진행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합니다. 보험사 측에서 의료자문을 요구할 때는 무작정 동의하기보다 법률적 타당성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만약 보험금 지급이 최종 거절된다면 설명의무 위반 법리와 직접적인 치료 목적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토대로 보험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소송에 임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 방안입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7. 22. 선고 2025나1231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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