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전문변호사 임용수 - 보험 분쟁 판례 분석 및 보험법 제4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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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보험

   
1. 단체보험의 의의

단체보험이란 광의로는 다수인으로 구성된 집단을 대상으로 그 구성원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되, 원칙적으로 개개인에 대한 진단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일괄하여 계약을 체결하며 보험증권도 1매만 발행하는 보험을 말한다. 단체보험은 단생보험·연생보험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동질적 위험을 가진 다수의 피보험자를 단일 계약으로 포괄하는 보험이다. 단체보험 체결 시에는 통상 보험의(保險醫)에 의한 피보험자 개개인의 개별 진단을 생략한다. 이러한 광의의 단체보험 가운데 '단체가 규약에 따라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여 체결한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만이 상법상의 단체보험에 해당한다(상법 제735조의3 제1항, 제739조).


2. 단체보험의 기능

단체보험은 일반적으로 단체 구성원의 복리후생을 도모하기 위하여 가입한다. 단체를 단위로 계약이 체결되므로, 보험자는 위험 선택과 보험료 수납 절차를 단순화할 수 있어 영업비용이 절감된다. 그 결과 개별보험에 비하여 보험료가 저렴하고, 기업이 단체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그 보험료는 세법상 손금에 산입될 수 있어 세제상의 혜택을 받는 장점이 있다.




3. 단체보험의 특성

가. 타인의 보험


단체보험은 단체 또는 그 대표자가 보험계약자가 되어 단체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므로, 본질적으로 타인의 생명보험 또는 타인의 상해보험의 성질을 가진다.

나. 자기를 위한 단체보험의 성립 가능성

단체보험은 통상 단체 구성원이 피보험자 겸 보험수익자가 되고, 단체의 대표자가 구성원의 복리후생을 위하여 보험료를 부담하면서 계약을 체결하므로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의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단체보험이라고 하여 반드시 타인을 위한 보험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보험계약자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하여 자기를 위한 보험으로 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보험계약자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하는 것이 단체보험의 본질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1)

다. 피보험자의 변경(교체)과 보험계약의 동일성 유지

인보험은 보험자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보험료를 지급받고 피보험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관하여 불확정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약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험금 등을 지급하기로 하는 보험계약이다.

인보험에서는 피보험자가 보험료 책정의 기준이 되고 피보험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위험 측정이 달라지므로, 원칙적으로 보험사고 발생의 객체가 되는 피보험자2)의 변경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다만 생명보험 중 연생보험(부부형, 가족형 등)에서는 종피보험자3)의 변경이 허용된다.

이에 반하여 단체보험은 개별 피보험자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보험계약의 동일성이 유지된다는 점에 특성이 있다. 단체보험은 피보험자 지위에 있는 단체 구성원의 수시 변경이 예정된 보험이므로, 구성원이 단체에 가입(입사)하거나 탈퇴(퇴사)함에 따라 당연히 피보험자의 지위를 취득하거나 상실한다. 따라서 피보험자가 보험사고 외의 사유로 사망하거나 퇴직 등으로 단체 구성원의 자격을 상실하면 그에 대한 단체보험에 의한 보호는 종료된다.4) 회사가 이미 퇴사한 직원에 관한 보험료를 계속 납입하였더라도, 그 직원은 퇴사와 동시에 단체보험의 피보험자 지위를 상실하므로 퇴사 후 발생한 보험사고에 대하여 보험자는 보험금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5)




4. 단체보험의 특칙

가. 단체규약에 의한 집단적 동의


상법은 단체가 규약에 따라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개별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요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상법 제735조의3 제1항), 상법 제731조가 요구하는 피보험자의 개별적 동의를 단체규약에 의한 집단적 동의로 갈음하고 있다. 이 특칙은 생명보험에 관한 규정이지만, 상법 제739조에 의하여 상해보험에도 준용된다.

이 특칙 조항은 피보험자의 개별적 동의를 요구하지 않을 뿐 동의 요건 자체를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보험에 내재된 도덕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피보험자의 동의를 단체규약에 의한 집단적 동의로 대체한 것이다. 이는 단체규약의 성립에 단체 구성원의 의사가 반영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6)

나. 특칙 조항의 입법취지

단체보험은 개인보험과 달리 보험이 도박화되거나 피보험자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가해질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특성이 있다. 이 특칙 조항은 타인의 생명보험을 체결할 때 계약 체결 당시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는 개별보험의 일반원칙에서 벗어나 단체규약으로 동의에 갈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단체보험의 특성에 부합하는 운용상의 편의를 부여하여 단체보험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데 그 입법취지가 있다.7)

다. 특칙 조항의 위헌성 여부

이 특칙 조항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거나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에 위배되어 헌법 제10조에 반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 이 특칙 조항이 생명보험에서 개인의 의사와 결정권을 무시하고 타인의 생명보험에 내재하는 살해 등 가해의 현실적 위험성을 초래할 수 있어 위헌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특칙 조항이 동의 요건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보험의 특성에 따라 집단적 동의로 대체하는 것에 불과하며 그 방법이 합리성을 가지므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하고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거나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합헌성을 인정하였다.8)




5. 단체보험의 내용

가. 단체


상법은 단체의 의미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으므로, 단체보험의 특칙이 적용되는 단체의 범위에 관하여는 해석상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실무상으로는 동일한 단체에 소속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 5인 이상이 보험료의 납입주기 및 납입일을 단일화하거나 동일한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이를 단체로 취급한다.9)

나. 단체규약

단체보험에서 단체규약이란 단체협약, 취업규칙, 회칙, 정관 등 그 명칭이나 형식을 불문하고 단체보험 가입에 관한 단체 내부의 협정으로서, 피보험자가 되는 단체 구성원의 실질적 이해와 의사가 반영된 것을 말한다. 단체규약에 보험가입과 관련한 상세한 사항까지 규정될 필요는 없고, 그러한 종류의 보험가입에 관하여 대표자가 구성원을 위하여 일괄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으면 충분하다. 다만 단체규약은 강행규정인 상법 제731조의 피보험자 서면 동의에 갈음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근로자의 채용 및 해고, 재해부조 등에 관한 일반적 규정을 두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단체규약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10)

다. 단체규약의 부존재와 무효 처리

상법상의 단체보험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유효한 단체규약에 따라 보험계약이 체결되어야 하므로, 단체규약이 갖추어지지 아니한 경우는 상법상의 단체보험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강행규정인 상법 제731조에 따라 피보험자인 구성원의 개별적인 서면 동의를 갖추어야만 보험계약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한다.

실무상으로는 소속 구성원의 사망 또는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보장성보험을 체결하면서 보험수익자를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으로 지정한 단체보험의 경우 피보험자의 동의에 갈음할 수 있는 취업규칙, 단체협약, 회칙 등 단체규약을 징구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단체보험으로서 보험증권(단일보험가입증서)을 발급하는 경우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에게 보장 내용 등 계약의 중요사항이 기재된 보험가입사실확인서를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11)

라. 단체보험의 보험수익자

단체보험에서는 단체 또는 그 대표자가 보험계약자로서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피보험자를 단체 구성원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되, 보험계약자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단체규약에서 명시적으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보험계약자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한다는 내용을 정하고 있거나 그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받은 경우라면, 보험계약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는 데에 명시적인 동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취지에서 '단체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할 때에는 단체의 규약에서 명시적으로 정하는 경우 외에는 그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개정된 상법 제735조의3 제3항(2017. 10. 31. 시행)으로 신설되었다. 이때 단체의 규약에서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명시적으로 정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가 있는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의사가 분명하게 확인되어야 한다. 따라서 단체보험에서 단체규약상 그러한 명시적 정함이 없음에도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 없이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아닌 자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였다면, 그 보험수익자 지정은 상법 제735조의3 제3항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이후 적법한 보험수익자 지정 전에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이 보험수익자가 된다.12)

상법 제735조의3 제3항이 시행되기 전의 구 상법하에서는 단체규약에서 명시적으로 보험계약자 자신을 보험수익자로 지정하지 않은 경우 또는 피보험자의 서면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라도,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보험계약자가 일단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었다. 판례도 대체로 이러한 입장이었다.13) 다만 피보험자 측과 보험계약자(단체 등) 사이에서는 업무상 재해로 인한 보험사고인지 또는 업무 외 재해로 인한 보험사고인지를 구분하여 최종적으로 보험금을 보유할 자를 결정하였다. 업무상 재해의 경우에는 사고를 당한 피보험자(구성원)나 그 유족과의 소송으로 부담하게 될 배상액 또는 합의에 따른 보상금이나 위로금 등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단체 등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이 귀속됨을 인정하는 사례가 많았다. 반면 업무 외 재해의 경우에는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수령하여 이를 최종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인 피보험자 또는 그 상속인(유족)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의미에서 개별적 동의를 집단적 동의로 대체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당사자의 실질적 이해와 의사에 부합하므로, 그 보험금은 정당한 권리자인 피보험자나 그 유족에게 지급되거나 반환되어야 한다고 보았다.14)




6. 보험증권의 교부

단체보험은 피보험자인 단체 구성원의 교체와 변동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보험계약이 체결된 경우 보험자는 보험계약자인 단체(또는 단체의 대표자)에 대하여만 하나의 보험증권(단일보험가입증서)을 교부하면 된다(상법 제735조의3 제1항, 제2항). 그러나 피보험자별로 개별 보험증권이 따로 발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보험계약이 개인보험의 집합으로 성질이 변경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단체보험에서도 필요에 따라 피보험자마다 개별적으로 보험증권을 발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1) 동지: 대법원 1999. 5. 28. 선고 98다59613 판결;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다60259 판결.
2) 계약의 주된 피보험자를 말하며, 주피보험자(주피)라고도 한다.
3) 주피보험자와 함께 보험사고 발생의 객체가 되는 자이나, 주된 피보험자에 종속되어 보장의 계속 여부가 결정되는 피보험자이다. 기존의 종피보험자가 자격을 상실하고 새로운 자가 종피보험자의 자격을 취득할 경우, 보험계약자가 종피보험자의 변경 사실을 보험회사에 알리고 승낙을 받으면 종피보험자를 변경할 수 있다.
4) 구성원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종전 피보험자는 보험약관이 정한 바에 따라 자신에 대한 개별계약으로 전환하여 보험 보호를 계속 받을 수 있다.
5) 동지: 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7다42877, 42884 판결.
6) 동지: 헌법재판소 1999. 9. 16. 선고 98헌가6 결정.
7) 동지: 헌법재판소 1999. 9. 16. 선고 98헌가6 결정.
8) 헌법재판소 1999. 9. 16. 선고 98헌가6 결정.
9)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14] 생명보험표준사업방법서 참조.
10) 동지: 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3다60259 판결.
11)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14] 생명보험표준사업방법서 참조.
12) 동지: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7다215728 판결.
13) 인천지방법원 2005. 3. 16. 선고 2003가단76178 판결; 전주지방법원 2005. 6. 24. 선고 2004가단31533 판결 등 참조.
14) 동지: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70285 판결. 이 경우 유족은 보험수익자가 아니므로 보험수익자임을 전제로 보험자를 상대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으며, 따라서 유족이 소장 청구취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가 실무상 문제되었다. 단체 등이 보험자로부터 이미 보험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유족이 단체 등을 상대로 직접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고, 이와 달리 단체 등이 보험금을 지급받기 전이라면 다음과 같이 단체 등에게는 보험금 채권양도의 의사표시를 하게 하고 보험자에게는 유족의 양수금 채권을 청구할 수 있었다.
[청구취지] 
  1. 피고 [단체 등]는 별지 목록 기재 보험금 채권 중 원고 ◯◯◯에게 ◯/◯의 지분, 원고 ◯◯◯, ◯◯◯에게 각 ◯/◯의 지분에 관하여 채권양도의 의사표시를 하고, 피고 [◯◯보험 주식회사]에게 위 채권양도의 통지를 하라. 
  2. 피고 [◯◯◯보험 주식회사]는 원고 ◯◯◯에게 [◯◯]원, 원고 ◯◯◯, ◯◯◯에게 각 [◯◯]원 및 각 이에 대하여 [◯◯◯◯. ◯◯. ◯◯.]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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