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전문변호사 임용수 - 보험 분쟁 판례 분석 및 보험법 제4판 연재

보험 분쟁의 해법,
판례 분석에서 시작됩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 보험소송닷컴

보험 분쟁, 경험과 판례로 해결합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 보험소송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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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사고 변호사선임비용 특약, 실제 비용 안 냈어도 5천만 원 보험금 받는다

운전자보험 변호사비 지급 판결
법원 "보험사, 가입 유도 후 거절 부당"  


(창원=보험소송닷컴)
 운전 중 사망사고를 내고 기소된 운전자가 운전자보험 특약 한도인 5천만 원의 변호사 위임계약을 맺자, 보험사가 "실제로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 "위임계약이 가짜다", "보수가 과다하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보험사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5천만 원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가입자가 비용을 낮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더라도 보험금을 깎을 수 없으며, 고액 특약을 팔고 사후에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하는 보험업계 관행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판결요지: 자동차사고 변호사선임비용 특약에서 보장하는 '변호사선임비용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는 피보험자가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 한정되지 않으며, 위임계약에 따라 보수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된 것만으로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한다.

사건 개요

허 모 씨(원고)는 2023년 4월 메리츠화재(피고 보험사)와 '자동차사고 변호사선임비용 특별약관'이 포함된 운전자보험 계약을 맺었습니다. 자동차 운전 중 발생한 사고로 타인에게 상해를 입혀 공소가 제기된 경우, 최대 5천만 원 한도 내에서 변호사선임비용 손해를 보상하는 내용이었습니다.  

2025년 6월 허 씨는 버스를 운전하다가 전방 교통 정체를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침범해 도로를 역주행하던 과정에서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쳤고, 피해자는 안타깝게도 사흘 뒤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했습니다.  

구속과 실형 위기에 처한 허 씨는 수사 및 형사재판에 대비하기 위해 변호사 보수를 5천만 원으로 정한 위임계약을 맺었습니다. 변호인은 공판기일에 출석해 변론을 진행하고 유족과의 원만한 합의 과정에도 관여했습니다. 그 결과 허 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허 씨는 피고 보험사에 변호사선임비용 5천만 원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피고 보험사가 금액이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면서 보험소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쟁점 정리

이번 사건에서 법정 공방의 대상이 된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보험자가 실제로 수임료를 아직 지급하지 않은 상태라도 보험금 청구권이 발생하는지 여부  

위임계약이 당사자 간에 짜고 만든 무효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  

더 저렴한 변호사를 찾지 않은 것이 상법상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한 중대한 과실인지 여부  

보장 한도액인 5천만 원의 수임료가 신의성실의원칙이나 형평의 관념에 어긋나게 과다한지 여부

보험계약자 측 주장

허 씨 측은 가입한 보험의 보장 한도 내에서 정당하게 변호사 수임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선 침범에 의한 사망사고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형사 처벌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금액을 약정하고 법률 조력을 받는 것은 가입자의 정당한 권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위임계약 체결 자체로 이미 비용을 부담할 법적 책임이 생겼으므로 보험사는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보험사 주장

피고 보험사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면책 또는 감액을 주장했습니다. 

첫째, 통정허위표시 무효: 허 씨가 실제로 수임료를 내지 않았고 경찰 조사 단계에서 수임료 액수를 정확히 몰랐으므로 이는 무효인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둘째, 손해방지의무 위반: 허 씨가 수임료 절감을 위해 적당한 가격으로 협상하거나 싼 변호사를 찾는 노력을 하지 않았으므로 상법에 규정된 손해방지의무를 위반했다고 맞섰습니다. 

셋째, 신의성실의무 위반: 5천만 원이라는 수임료는 통상적인 시장 기준에 비추어 너무 과다하므로 신의성실의원칙에 따라 대폭 깎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창원지방법원 민사5단독(이혜린 부장판사, 이하 법원)은 허 씨가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허 씨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1)  

우선 '실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손해가 없다'는 피고 보험사 주장에 대해, 법원은 위임계약을 맺은 순간 변호사에게 보수를 지급할 의무를 지게 되므로 실제 지급 여부와 상관없이 '비용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가 이미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약관해석상 이를 '실제 지불한 돈'으로 좁혀 해석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통정허위표시 주장에 대해서도 보험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가짜 계약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손해방지의무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법원은 계약자 허씨가 싼 변호사를 찾아다니지 않은 것을 두고 보험금을 깎아야 할 만큼의 '중대한 과실'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가벼운 과실로는 보험금을 삭감할 수 없습니다.  

가장 주된 쟁점이 된 신의성실의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보수 청구 제한 법리를 적용하여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약정이 있는 경우 위임사무를 완료한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약정 보수액 전부를 청구할 수 있고,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칙이나 형평에 반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당한 범위로 제한되며, 법원은 그 합리적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법리(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6다35833 전원합의체 판결)를 들었습니다. 이번 사고가 중앙선 침범과 피해자 사망이라는 무거운 결과를 낳은 사건이어서 방어권 행사의 난이도가 결코 낮지 않으며, 실제로 변호인의 조력으로 형사 합의를 이루고 집행유예라는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낸 점이 참작되었습니다.  

특히 법원은 "피고 보험사가 계약자 모집 당시에는 보험가입자의 도덕적 해이 등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정도 두지 않은 채 적극적으로 가입을 유도했다가, 이처럼 보험금의 청구를 받으면 신의칙 등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며 허 씨에게 불이익을 떠넘기는 것은 계약자의 신뢰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꼬집으며 보험사의 이중적인 태도를 질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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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운전자보험 시장에서 다수의 보험사가 5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까지 변호사선임비용 한도를 높여 경쟁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수임료가 너무 비싸다며 지급을 미루거나 일부만 주겠다고 깎으려는 사례가 실무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이러한 불공정한 관행에 대한 법원의 명확한 판단 기준을 보여준 유의미한 사례입니다. 유사한 분쟁 상황에서 가입자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사건의 중대성과 변호인의 실제 활동 내역입니다. 보험사는 무조건 시장 평균 단가를 들이밀며 감액을 시도합니다. 이때 가입자 측은 수사기관 조사 및 공판기일 출석 내역, 피해자 유족과의 형사 합의 과정에 변호인이 얼마나 깊이 관여했는지를 증거를 통해 꼼꼼히 입증해야 합니다.  

만약 수사기관 조사나 재판 과정에 직면했다면, 다음의 대응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변호사 수임계약서에 사건의 난이도와 예상되는 조력 범위(수사 동석, 합의 대행 등)를 명확히 기재하십시오. 피해자의 진단서나 사고경위서 등을 통해 상해 및 사망의 정도를 파악하고 형사재판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둘째, 수임료 액수와 위임계약 사실을 경찰 조사 초기부터 일관되게 진술하여 보험사의 통정허위표시 주장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셋째, 비용을 당장 마련하기 어려워 실제로 돈을 건네지 못했더라도, 위임계약서 자체가 손해 발생의 강력한 증거가 되므로 이를 바탕으로 당당히 보험금 청구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보험사가 손해방지의무 위반과의 인과관계를 따지며 부당한 보험사 면책 통보를 하거나, 손해사정 단계에서 터무니없는 감액 합의를 종용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관련 판례와 약관 규정에 밝은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정당한 권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실제 판결과 보험 실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피고 보험사가 항소를 제기하여 현재 창원지방법원 항소부에 사건이 계속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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