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건 개요
원고(김 모 씨)는 2017년 3월 17일 케이비손해보험(피고 보험사)과 질병신체장애 발생 시 6,000만 원을 받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맺었습니다. 청약 당시 김 씨는 최근 3개월 및 5년 이내 의료행위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두 '아니요'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가입 전인 2016년 11월부터 '당뇨병성 신장병증을 동반한 당뇨병'이라는 진단과 함께 '신장 기능 검사의 이상결과'라는 검사 결과를 받았고, 이후 주기적인 진료와 처방을 받았습니다.
김 씨는 2017년 3월 7일 '말기 신장병을 동반한 당뇨병' 진단을 받았는데, 그 진단 결과 등은 다음 외래 진료일인 2017년 4월 6일 듣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2024년 1월 만성신장병 5기 진단을 받은 김 씨는 주 3회 이상 신장 투석 치료를 받았고, 같은 해 8월 신장 장애로 중증 복지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이에 김 씨는 질병신체장애 발생을 이유로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케이비손해보험은 김 씨가 가입 전 이미 말기 신부전 상태였고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고, 결국 보험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쟁점 정리
◗ 가입 전 진단 사실만으로 이미 보장 대상인 보험사고(질병신체장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 과거 당뇨병 진료 및 처방 사실을 누락한 것이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 가입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험사가 특정 면책조항을 적용해 보상을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
보험계약자 측 주장
김 씨 측은 신장 기능 저하에 따른 투석 치료와 장애 판정은 보험 가입 후 수년이 지나 발생했으므로 보험기간 중 발생한 사고가 맞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보험에 가입한 지 이미 7년 이상이 지나 상법과 약관에서 정한 해지 가능 기간인 3년을 지났으므로, 보험사는 정상적으로 약정된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피고 보험사는 김 씨가 계약 체결 전 이미 신장 기능 이상 진단을 받았으므로 보장 기간 중 발생한 보험사고가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나아가 김 씨가 가입 당시 당뇨병 치료 사실을 숨기는 고지의무 위반을 했고, 이 위반 사항이 만성신장병 악화에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약관상 면책조항에 따라 지급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부산지방법원 민사16단독 오세영 부장판사(이하 '법원')는 김 씨가 케이비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케이비손해보험은 김 씨에게 6,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1)
법원은 먼저 가입 전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했다는 피고 보험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담보 대상인 보험사고는 단순한 진단이 아니라 사구체여과율 수치 저하로 투석을 요하는 장애 상태를 뜻하는데, 가입 당시 김 씨의 신장 기능은 투석이 필요한 단계가 아니었으므로 가입 전 사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김 씨가 가입 전 당뇨병으로 주기적인 처방을 받았음에도 청약서에 이를 알리지 않은 것은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가입 후 3년이 지나 보험사의 해지권이 소멸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보험사가 주장한 면책조항은 약관 체계상 '제1회 보험료를 받고 청약을 승낙하기 전에 발생한 사고'에 한정해 약관해석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습니다. 만약 가입 후 3년이 지난 사안에까지 이 조항을 무한정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면, 3년이라는 해지 제한 기간을 둔 조항이 무의미해지며 이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여 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상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보험가입자가 과거 병력을 정확히 알리지 않은 잘못이 있더라도, 상법과 약관이 정한 시간적 한계인 3년이 지났다면 보험사가 무리한 약관해석으로 보상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하급심 판결 중에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알리지 않고 가입한 뒤 수년 뒤 합병증이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알릴 의무 위반과 인과관계를 이유로 보상을 거절하다가 패소하는 유사 사례를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는 약관 조항의 위치와 목적을 얼마나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해석하느냐에 있습니다. 재판부는 보험회사가 주장한 면책조항의 약관상 위치와 내용을 분석해, 그 적용 범위를 엄격히 제한했습니다.
가입자가 미리 준비해야 할 자료는 명확합니다. 가입 전후의 진단서, 의무기록사본, 사구체여과율 수치 등 객관적 검사 결과지 및 사고경위를 입증할 자료들입니다. 특히 자신이 가입할 당시에는 약관에서 정한 상해/질병이나 장애 상태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을 의학적 자료로 꼼꼼히 입증해야 합니다.
실무 대응 방안으로, 손해사정 단계에서 보험사가 알릴 의무 위반을 이유로 부지급을 통보할 때 가입일로부터 3년이 지났는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3년이 경과했다면 보험사의 주장이 법리적으로 타당한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부당한 면책 통보를 받았다면 즉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상법 제651조의 제척기간 규정과 약관의 불리한 해석 금지 원칙을 이유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케이비손해보험의 항소 포기로 1심 판결이 2026년 3월 6일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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