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일 진단 산정 5천만원 추가 인용
사건 개요
2022년 6월 22일 오후 8시 50분쯤 충남 당진시 대호로 대호대교 부근 도로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가해 운전자 손 모 씨는 제한속도 시속 60킬로미터 구간에서 약 52킬로미터를 초과한 속도로 차량을 운행하던 중 선행하던 피해 운전자 강 모 씨 차량의 뒤범퍼를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강 씨는 좌측 대퇴골과 경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가해자 손 씨는 사고 이전인 2020년 2월 디비손해보험(피고 보험사)과 운전자보험계약을 체결한 상태였습니다.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중대법규위반 교통사고로 피해자에게 140일 이상 진단의 상해를 입힌 경우 최대 1억 원의 형사합의금을 교통사고처리지원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강 씨와 손 씨는 1억 원에 형사합의를 마쳤으나, 보험사는 총 진단일수가 140일에 미치지 못한다며 절반인 5천만 원만 지급했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강 씨는 최초 11주 진단을 받았고, 상태가 온전히 호전되지 않아 6주와 4주의 추가 진단을 연이어 받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뼈가 제대로 붙지 않는 불유합 증상까지 발생해 이듬해 다시 내고정장치 교체 수술을 받았으며 3개월의 안정가료 진단이 추가로 내려졌습니다. 이에 강 씨는 나머지 5,000만 원을 마저 지급하라며 보험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 정리
◗ 운전자보험 교통사고처리지원금 지급 요건인 140일 이상 상해 진단일수 산정 방식
◗ 수사기관의 공소장 및 형사판결문에 기재된 최초 진단 주수를 절대적 기준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 형사합의 이후 발생한 합병증으로 인한 재수술 및 추가 치료 기간을 상해 진단일수에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
◗ 보험사 자체 의료자문 결과의 객관성 및 신빙성 인정 여부
◗ 상해 진단일수 평가 시점을 형사합의 당시로 제한하는 보험사 주장의 타당성
보험계약자 측 주장
피해자 강 씨 측은 사고 이후 자신이 받은 진단을 모두 합산하면 약 21주(11주 + 6주 + 4주)에 더해 불유합으로 인한 재수술에 따른 3개월의 안정가료 기간이 추가되므로, 140일을 충분히 초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약관에 형사합의 당시의 진단 기준만 적용한다는 내용이 없으므로 사고로 인한 치료가 종결될 때까지 발급된 진단을 합산하는 것이 약관 문언에 부합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피고 보험사는 가해자 손 씨에 대한 공소장에 강 씨가 1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의료자문 결과에서도 자문의가 총 진단기간을 14주로 판단한 점에 비추어 보면 사고로 인한 피해자의 상해는 공소장과 형사판결문에 기재된 11주의 상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다투었습니다. 또한 형사합의 당시의 시점에 평가된 피해자의 진단일수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전지방법원 민사14단독 정진원 부장판사(이하 '법원')는 피해자 강 씨가 디비손해보험과 가해자 손 씨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강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원고일부승소).1) 법원은 수사기관의 공소장에 기재된 11주는 강 씨가 병원에서 최초로 받은 진단에 근거한 것일 뿐, 그 이후 추가로 발급받은 진단 기간을 상해 진단일수에서 제외할 아무런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보험사가 제시한 의료자문 결과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문의가 회신을 보낸 이후 강 씨가 실제로 뼈가 붙지 않는 불유합 판정을 받고 내고정장치 교체 수술까지 받았다는 객관적 사실을 들어, 유합을 전제로 한 자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무엇보다 법원은 해당 운전자보험 약관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했습니다. 약관 어디에도 피해자의 상해를 '형사합의 당시 시점'에 평가된 상해로만 제한한다는 내용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국 강 씨의 전체 치료 기간은 140일을 초과하므로, 피고들은 미지급된 5,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전액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운전자보험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흔히 형사합의금 특약으로 불리는 보장은 약관에 정해진 진단 일수가 충족되어야 비로소 지급됩니다. 약관마다 60일, 80일, 90일, 140일 등 진단 기준이 다양하게 설정되어 있는데, 최초 진단서만으로 보상 한도를 제한하려는 보험사의 관행 탓에 여러 건의 유사 분쟁이 자주 발생합니다. 초기 진단만으로는 신경 손상이나 골절의 불유합 같은 후발적 악화 상태를 빠짐없이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피해자의 추가 치료 및 수술이 해당 교통사고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그리고 약관에 진단일수 산정 시점에 대한 제한 규정이 명시되어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약관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명시적인 제한이 없을 경우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보험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약관을 해석합니다. 따라서 합의나 보상 절차를 진행할 때는 병원의 최초 진단서만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뼈가 제대로 붙지 않는 불유합 등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이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영상 의학 자료, 수술 기록지, 주치의의 상세한 소견서 및 추가 진단서를 빠짐없이 확보하는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보험금 청구 및 소송 분쟁 대응 방안을 단계별로 조언하자면, 보험사가 형사합의 당시 시점으로 진단일수를 무리하게 한정하려 할 때 보험 약관을 샅샅이 살펴 그러한 제한 조항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손해사정 단계에서 보험사가 자체적인 의료자문 결과를 내세워 진단 주수를 삭감하려 할 때는 당황하지 말고 환자를 직접 수술하고 치료한 주치의의 소견을 바탕으로 반박 자료를 치밀하게 구성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대전지방법원 2026. 4. 29. 선고 2024가단26592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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