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유방결절 추적관찰, 고지의무 위반일까
법원 "보험계약 일방 해지 무효"
사건 개요
가입자는 이 모 씨는 2019년 11월 한 병원 종합건강검진 유방X선 및 유방초음파 검사에서 '유방 석회화 및 치밀유방', '다발성 유방 결절' 소견을 받았습니다. 이후 약 11개월이 지난 2020년 10월 같은 병원에서 유방초음파 검사를 다시 진행했습니다. 2021년 1월 26일 병원을 찾은 이 씨에게 의사는 "결절이 여러 개 있지만 양성일 가능성이 높으니 주기적으로 지켜보자"는 소견을 밝혔습니다. 같은 날 종합건강검진도 받았으나 암 관련성이 낮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이후 이 씨는 2021년 4월 21일 디비손해보험(피고 보험사)과 상해 및 질병 보장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청약서 작성 당시 '최근 3개월 이내 질병의심소견 유무'와 '최근 1년 이내 추가검사 유무'를 묻는 질문에 모두 '아니요'라고 답했습니다.
약 2년 뒤인 2023년 3월 유방암을 진단받고 수술을 한 이 씨는 의료비 명목으로 보험금 지급을 청구해 약 972만여 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가입 당시 초음파 검사와 결절 소견을 숨겼다며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했습니다. 이에 이 씨는 보험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무효확인 소송을 냈습니다.
쟁점 정리
◗ 가입 전 받은 유방초음파 검사가 약관상 '최근 1년 이내 추가검사 또는 재검사'에 해당하는지
◗ 양성 가능성이 높은 결절에 대한 의사의 구두 소견이 '최근 3개월 이내 질병의심소견'에 해당하는지
◗ 가입자가 위 사항들을 알리지 않은 데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보험계약자 측 주장
이 씨 측은 2020년 10월에 받은 유방초음파 검사가 정기적인 건강검진이자 추적관찰에 불과할 뿐, 질문사항의 추가검사 또는 재검사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의사로부터 2021년 1월 양성일 확률이 높아 별다른 치료 없이 추적관찰만 하면 된다는 말을 들었으므로 이를 질병의심소견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설령 알릴 대상이라 해도 자신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피고 보험사는 이 씨가 보험 가입일을 기준으로 1년 이내에 유방초음파 추가검사를 받았으며,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다발성 유방 결절이라는 질병확정진단 또는 질병의심소견을 받았다고 맞섰습니다. 그럼에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이를 보험사에 알리지 않았으므로, 보험사 면책 및 상법에 따른 정당한 계약 해지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재판장 정용신 부장판사)는 이 씨가 디비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계약해지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밝혔습니다.1)
먼저 재판부는 약관해석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최근 1년 이내 추가검사'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약관상 추가검사는 최초 원검사와 추가검사가 모두 가입일 기준 1년 이내에 이루어진 경우를 의미한다고 봤습니다. 이 씨의 최초 검사는 2019년 11월이고 이어지는 검사는 2020년 10월이므로, 보험 가입일인 2021년 4월을 기준으로 두 검사 모두 1년 이내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어서 고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개월 이내 질병의심소견' 해당 여부도 부인했습니다. 진료기록부상 이 씨의 결절은 양성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악성 가능성이 2% 이하인 상태였습니다. 특히 청약서에서 질병의심소견을 '의사로부터 진단서 또는 소견서를 발급받은 경우'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씨는 구두로 설명만 들었을 뿐 구체적 병명이 적힌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아울러 이 씨에게 고의나 중과실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번의 초음파 검사 간격이 약 11개월이어서 일반인 입장에서는 정기 검진으로 인식했을 수 있고, 의사 역시 수술 권유 없이 지켜보자고만 했으므로 이 씨로서는 어떠한 질병을 확정적으로 진단받았다거나 구체적인 질병의심소견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법원 판결의 판단 이유입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최근 건강검진이 일상화되면서 초음파 검사 중 유방이나 갑상선 등에 결절이 발견되는 사례가 매우 많습니다. 당장 수술이나 투약 없이 주기적인 관찰만 요구되는 상황에서 보험에 가입했다가, 훗날 질병 진단을 받고 부당하게 계약 해지를 당하는 분쟁이 빈번합니다.
유사한 대법원 판결이나 하급심 사례를 살펴보면 재판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청약서 질문표 문언의 객관적 해석과 의학적 진단의 명확성입니다. 계약 전 알릴의무 사항에서 질병의심소견을 진단서 등을 서면으로 발급받은 경우로 한정하고 있음에도(다만 의사가 진료기록부 등에 기재하고 이를 환자에게 설명하거나 권유한 경우를 포함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단순 구두 설명이나 메모만으로 무리하게 의무 위반을 엮으려는 보험사의 관행은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사고 경위를 살펴볼 때 결절의 상태가 의학적으로 양성일 확률이 높은 경우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질병 의심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러 억울한 상황에 직면했다면, 초기 단계부터 당시 의무기록지, 판독지, 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내역서, 진단서 등을 꼼꼼히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의사가 적극적인 투약을 지시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는지를 객관적인 기록으로 살피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실무적으로 보험사가 손해사정 과정을 거쳐 섣불리 계약 파기나 보험금 지급 거절을 통보해 올 때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청약서 질문 항목의 정확한 시기와 본인의 내원일을 비교하고, 원검사와 추가검사의 시간적 간격을 계산해야 합니다. 부당한 해지로 인해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상해 및 질병 관련 의료비 보장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의학적 지식과 약관해석에 밝은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인과관계를 입증하고 보험소송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현명한 대응 방법입니다.
1) 디비손해보험의 항소 포기로 1심 판결이 2026년 5월 9일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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