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학원 셔틀 몰다 사고,
"영업용 면책약관 설명 안 했다"
이번 판결은 보험모집인의 부실한 약관 해석 및 설명 관행에 제동을 걸고, 가입자의 권리를 강하게 보호한 중요한 사례입니다. 부당한 보험금 지급 거절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큰 의미를 지닙니다.
사건 개요
이 모 씨(원고)는 2022년 9월 롯데손해보험(피고 보험사)과 형사합의금을 지원하는 '교통사고처리지원금 특약'이 포함된 운전자보험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2023년 11월 이 씨는 수영학원 셔틀 승합차를 운전하여 중앙선을 침범해 좌회전하던 중 횡단보도에서 벗어나 차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충격해 넘어뜨렸고 좌측 바퀴로 역과했습니다.
피해자는 척골 하단 골절 등으로 급성치료 24주, 집중 재활치료 16주를 합해 총 40주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 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으로 기소됐습니다. 2024년 7월경 피해자와 형사합의금 1억 2,000만원에 합의를 마친 뒤 피고 보험사에 보험금(교통사고처리비원금)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피고 보험사는 이 씨가 영업목적으로 차량을 운행했으므로 교통사고처리지원금 약관이 정한 면책사유에 해당하고, 청약 당시 직업을 자가용 운전자로 잘못 알렸다며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쟁점 정리
◗ 학원 셔틀 승합차 운행 중 발생한 사고가 약관상 '영업목적으로 운전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 보험사가 영업목적 운전 시 면책된다는 조항에 대해 명시·설명의무를 적절히 이행했는지 여부
◗ 청약서에 직업 및 차량 용도를 다르게 고지한 것이 보험계약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 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보험사가 상법 제651조에 기해 일방적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 여부
보험계약자 측 주장
이 씨 측은 보험계약 체결 과정에서 보험모집인이 영업용 차량 운행 시 면책된다는 조항이나 자가용과의 차이점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면책 약관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해 주장할 수 없으며,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으므로 직업 고지에 있어 자신에게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므로 보험사의 계약 해지는 부당하다고 맞섰습니다.
보험사 주장
피고 보험사는 사고가 특약 약관상 명시된 '피보험자가 자동차를 영업목적으로 운전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므로 명백한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나아가 이 씨가 실제 영업용 승합차를 운전함에도 청약서상 무직 및 자가용 운전자로 사실과 다르게 고지했으므로 상법 제651조에 따른 계약 해지는 적법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대법원 판결을 제시하며 정당성을 다퉜습니다.
법원의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 제7-1민사부(재판장 정재욱 부장판사)는 이 씨가 롯데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롯데손해보험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밝혔습니다.1)
재판부는 해당 사고가 영업목적 운전 중 발생한 것(약관상 면책사유)은 맞지만, 보험사가 면책 약관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근거로 면책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청약서류 대부분이 보험모집인에 의해 미리 전자 입력되어 출력된 상태로 제시되었고, 보험료 및 보장 범위가 달라지는 자가용과 영업용의 차이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또한 1심 판결에 내용을 추가하여, 이 씨가 이전에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경력이 없고 유상운송면책 약관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피고 보험사가 상법 제651조에 기한 계약 해지의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인용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89680 판결)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해당 대법원 판례는 상법 제652조(계약 후 알릴 의무)에 기한 법정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계약해지의 효력에 관한 판결이므로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구체적인 설명의무를 위반한 피고 보험사는 이 씨의 고의나 중과실을 물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며 1억 2,000만 원의 보험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 유사 사례: 최근 배달 대행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거나 통학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운행하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유상운송 및 영업목적 운행 중 발생한 사고를 이유로 한 보험금 지급 분쟁이 실무상 급증하고 있습니다. 자가용과 영업용은 보험요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보험사는 가입자가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차이점과 면책 범위를 명확히 설명해야만 합니다.
◗ 유사 사건에서 승패를 가르는 판단 기준: 이러한 보험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보험사가 실질적인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했는지와 청약서 작성 과정의 진실성 여부입니다. 실무상 보험모집인이 편의를 위해 가입자의 직업이나 운행 목적을 임의로 전자 입력하고 서명만 받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법원은 형식적인 완전판매모니터링에서의 단답형 대답만으로는 보험사가 구체적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 준비해야 할 증거 및 진단서 등: 보험사로부터 부당한 면책 통보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가입 당시의 전체 약관, 청약서 사본(수기 및 전자입력 부분 확인), 모집경위서, 보험모집인과의 통화 녹취록, 과거 동종 보험 가입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병원 진단서와 경찰서의 사고 경위 내용이 담긴 문서도 필수적으로 구비하여 인과관계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 분쟁 대응 방법(청구·소송) 단계별 조언: 보험금 청구 및 손해사정 단계에서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내세우며 계약 해지를 압박할 때 섣불리 동의서나 문답서에 서명해서는 안 됩니다. 즉시 서류 열람을 요구하여 서면 기재 내용과 모집인의 인지 여부를 대조하십시오. 보험사가 면책을 강행할 경우, 약관해석과 설명의무 법리에 정통한 보험전문변호사의 법률 조력을 받아 소송 절차를 통해 모집인의 설명 부족과 전자 입력의 하자를 적극적으로 다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8. 13. 선고 2025나1252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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