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부담보 잡힌 보험,
청력 완전상실 보험금 3500만 원
최근 법원은 귀 부위 부담보 조건으로 가입한 피보험자가 두 귀의 청력을 상실한 사안에서 보험사의 면책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또한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는 막연한 최초 진단일이 아니라 약관상 장해 지급률 조건이 객관적으로 충족된 시점부터 진행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판결은 애매한 약관 규정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소멸시효 기준을 명확히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건 개요
서 모 씨(원고)는 2017년 5월 흥국화재해상보험(피고 보험사)과 귀 및 척추질환을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부담보 조건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서 씨는 2018년 3월 양측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장애 판정을 받았고, 약 5년이 지난 2023년 2월 다시 청력검사를 받아 양쪽 귀 모두 90dB 이상의 청력 소실(장해지급률 80% 이상) 진단을 받았습니다. 서 씨는 피고 보험사에 질병후유장해보험금을 청구했으나, 피고 보험사는 특약상 면책 사유와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고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2018년 첫 진단일을 기준으로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보아 원고 패소로 판결했으나, 서 씨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습니다.
쟁점 정리
◗ 부담보 특약이 설정된 상태에서 80% 이상의 중증 질병후유장해가 발생했을 때 면책 예외 조항의 적용 여부
◗ 계약 청약일로부터 5년 이내에 추가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면책 예외 조항의 효력을 무효화하는지 여부
◗ 장해 진단이 여러 차례 이루어진 경우,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어느 시점으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
보험계약자 측 주장
서 씨는 2023년 2월 양쪽 감각신경성 청력 소실로 인해 약관상 장해지급률 80%에 해당하는 중증 진단(2차 후유장해 진단)을 받았으므로, 특정 신체부위 보장제한 특약에 있더라도 예외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80% 이상 후유장해라는 객관적인 보험사고 발생일은 2018년이 아닌 2023년 2월이므로 소멸시효 역시 이때부터 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사 주장
피고 보험사는 서 씨가 계약일로부터 5년 이내에 귀 부위 질병으로 추가 진단 및 치료를 받았으므로 특약 단서 조항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더불어 서 씨가 2018년 3월 이미 양쪽 귀 청력을 상실한 상태로 1차 진단을 받았으므로, 당시부터 3년이 경과하여 보험금 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의 판단
청주지방법원 제2-3민사부(재판장 이성기 부장판사)는 서 씨가 흥국화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을 취소하고 서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1) 재판부는 약관 해석의 원칙과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근거로 서 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먼저 부담보 특약에 관하여, 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에 따라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않은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이나 80% 이상 장해와 같은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는 5년 이내 치료 여부와 무관하게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멸시효 기산점에 대해서도 보험사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재판부는 2018년 1차 진단 당시의 검사 결과는 약관상 '한 귀의 청력을 완전히 잃고 다른 귀에 심한 장해를 남긴 때(지급률 45%)'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약관에서 정한 '장해 지급률 80%(두 귀의 청력을 완전히 잃었을 때)' 조건이 객관적으로 충족된 시점은 2023년 2차 진단을 받은 무렵이므로, 이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판시하며 흥국화재의 지급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1심은 2025년 3월 13일 "1차 후유장해 진단과 2차 후유장해 진단은 실질적으로 동일하므로 2차 진단일을 소멸시효 기산일로 볼 수 없다"며 서 씨의 청구를 기각하고 흥국화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상법 제662조의 3년 소멸시효는 보험사고 발생 시부터 진행한다는 종전 대법원 법리(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66878 판결)를 원용했습니다.
임용수 보험전문변호사 해설
유사 사례에서도 특정 부위 부담보로 가입한 후 해당 부위에 질병이 악화하여 중증 장해가 남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때 보험사는 약관의 단서 조항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지급을 거절하곤 합니다.
이러한 유사 사건에서 승패를 가르는 판단 잣대는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을 통한 약관의 객관적 해석입니다. 모호한 특약 단서는 보험계약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후유장해 발생 시점은 단순히 의사가 진단서를 발급한 날이 아닙니다. 약관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검사 방식(순음청력검사, 뇌간유발반응검사 등)과 수치(dB)가 객관적으로 충족되었는지를 입증할 진료기록부와 검사 결과지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분쟁 대응 방안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최초 보험금 청구 전부터 약관의 장해판정기준을 면밀히 분석하고, 진단서 기재 내용이 약관 기준에 정확히 부합하는지 전문의와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만약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지급이 거절되었다면, 장해 상태가 약관상 요건을 충족한 정확한 시점을 재평가하여 보험소송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법입니다.
유사한 분쟁은 사실관계와 약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1) 1심은 원고패소, 2심(항소심)은 원고일부승소입니다. 흥국화재의 대법원 상고 포기로 2심 판결이 2026년 7월 11일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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