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고등법원 1988. 11. 17. 선고 88나1370 판결 【보험금청구사건】

【전 문】
【원 고】 최재윤
【피 고】 대한교육보험주식회사
【상고심판결】 대법원 1989. 11. 28. 선고 88다카33367 판결(파기환송)
【주 문】
1. 원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86.9.4.부터 1988.11.17.까지는 연 6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15,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솟장부본송달 익일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한다.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선고

【이 유】

1.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본안에 앞서, 원고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보험수익자인 소외 망 김윤상의 지위를 상속한 소외 망인의 상속인들로부터 그들이 가지는 피고회사에 대한 보험금지급청구권을 양도받은 것은 오로지 소송수행을 위한 목적으로 신탁법 제7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오로지 소송수행을 목적으로 위와 같은 보험금지급청구권을 양도받았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본안에 대한 판단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제1회 보험료가수증), 갑 제2호증(단체대형보장보험취급계약서), 갑 제3호증(확인서), 갑 제4호증의1(채권양도증서), 4(호적등본), 5(제적등본), 을 제1호증의1(단체보험계약청약서), 2(계악고지사항), 3(피보험자에 대한 일괄고지서), 4(단체보험피보험자청약명세서), 을 제2호증의 1 내지 4(선원명부), 을 제3호증의2(당좌수표), 각 공성부분에 다툼이 없는 갑 제5호증(채권양도통지), 을 제3호증의1(내용증명우편)의 각 기재와 원심증인 최인두, 당심증인 이주복, 원심 및 당심증인 오용근의 각 증언(증인들 증언 중 뒤에 믿지 아니하는 부분은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희영수산이라는 상호로 그 소유의 권현망어선 5척으로 수산업을 경영하는 자로서 원고를 대리한 소외 최인두는 1986.7.26. 피고회사 마산단체지부 소속으로 등록된 보험모집인인 소외 오용근에게 원고가 고용하고 있는 소외 김윤삼을 비롯한 선원 34명을 피보험자 겸 보험수익자로 하고 보험기간중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 등으로 선원이 사망한 보험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 보험금으로 1인당 금 15,000,000원을 지급하는 단체대형보장보험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서 위 오용근이 미리 가지고 온 단체대형보장보험청약서에 기명날인을 하고 이어 나머지 서류인 계약자고지사항, 피보험자에 대한 일괄고지서, 단체보험피보험자청약명세서 등은 백지로 하여 간인한 채 선원 34명의 명단이 기재된 선원명부와 함께 이를 교부한 다음 그 자리에서 위 오용근으로부터 위 보험에 대한 제1회 보험료로서 규정불입금 335,580원에서 보험모집인에게 지급되는 수당금 40,980원을 공제한 잔액 금 294,600원만을 지급하여 줄 것을 요청받고(위 오용근으로서는 원고로부터 금 294,600원을 받더라도 자신이 금 40,980원을 출연하여 합계금 335,580원을 만들어 피고회사에게 납부할 의사이었다) 당시 현금을 소지하지 않아 위 금 294,600원을 액면금액으로 하고 발행일 같은 해 8.10. 발행인 원고, 지급지 주식회사 제일은행 마산지점으로 된 선일자 당좌수표를 작성하여 교부하고 위 오영근으로부터 규정불입금 335,580원을 전액 수령하였다는 영수문귀가 기재된 제1회 보험료가수증(갑 제1호증)을 수령한 사실, 그런데 원고 소유의 어선인 제27 희영호의 선원으로 승선하고 있던 소외 김윤삼이 경남 남해군 삼동면 미조리 남방 4킬로미터 해상에서 조업중 그 이튿날인 같은 달 27. 04:00경 바다에 빠져 사망한 사실, 한편 피고회사가 제정한 단체대형보장보험의 계약약관에 의하면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의 청약과 보험회사의 승낙으로 성립하되(약관 제1조 제1항), 보험회사가 청약시 제1회 보험료를 받고 승낙하기 전에 보험금지급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제1회 보험료를 납입한 날로부터 소급하여 책임을 지도록(약관 제2조 제2항)규정되어 있는 사실, 위 오영근은 같은 달 29. 위와 같이 소외 김윤삼이 제1회 보험료지급후에 사망한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원고를 통하여 전문하고서 피고회사 마산단체 지부장에게 이를 보고함과 동시에 앞서 제1회 보험료로 지급받았던 보험료와 청약서류를 원고에게 임의로 우편을 통하여 발송한 사실, 다른 한편 소외 김윤삼이 위와 같이 사망하자 그 보험수익자의 지위를 상속한 소외 망인의 자녀들인 소외 김두근, 김현기, 김현오, 김현연은 1987.7.29. 그들이 피고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보험금지급청구권을 원고에게 양도함과 동시에 그 양도통지를 피고회사에게 함으로써 그 시경 그 양도통지는 피고회사에게 도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위 증인들의 일부 증언은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보험계약의 청약자인 원고가 피고회사 소속 보험모집인인 위 오용근에게 위 보험의 제1회 보험료를 지급하고 그로부터 제1회 보험료 가수증을 수령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록 보험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보험자인 소외 김윤삼이 사망하였다 하더라도 피고회사로서는 위 약관 규정에 따라 보험수익자인 소외 망인의 지위를 상속한 위 소외 김두근 외 3인에게 보험금으로서 금 1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나, 위 소외 김두근 외 3인은 그들이 피고회사에 대하여 가지는 보험금지급청구권을 원고에게 양도하였으니 이를 양도받은 원고에게 위 보험금 1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먼저 원고가 증거로서 제출한 보험료가수증(갑 제1호증)에 기재된 주의사항에 의하면 실제 제1회 보험료 전액을 납부하지 않고 이 가수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모든 권리는 무효라고 적혀있고 또 보험업법 제156조 제1항 제4호에 의하면 보험계약을 체결 또는 모집함에 있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 대하여 보험료를 할인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실제 원고는 제1회 보험료로서 규정불입금 전부가 아닌 일부금 294,600원만을 선일자수표로써 지급하였으니 피고회사로서는 위 면책조항 내지 위 보험업법의 규정에 따라 보험금지급채무가 없다고 다투므로 보건대, 앞서 본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주장과 같은 면책조항이 적혀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한편 원고가 제1회 보험료로서 규정불입금 전부가 아닌 일부금 294,600원만을 지급한 것은 피고회사 소속 보험모집인인 위 오용근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고 또 위 오용근도 그 차액상당의 금원은 장차 피고회사로부터 지급받게 될 수당금으로서 보상되리하는 판단 아래 이를 자신이 스스로 출연하여 규정불입금 355,580원을 만들어 피고회사에게 납부할 의사로 그와 같이 요청하기에 이르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회사의 보험료를 수령할 권한이 있는 위 오용근이 제1회 보험료로서 규정불입금 전액을 수령한 것으로 보험료 가수증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이상 규정불입금 전액을 수령하였다고 볼 것이고 따라서 피고 주장의 위 면책조항은 그 적용이 없다 할 것이며 또 위 보험업법 규정은 건전한 보험시장의 육성을 위한 단속규정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어느모로 보나 모두 이유없다 할 것이고(이와 같은 경우 피고회사가 위 면책조항에 따라 면책된다고 하면 피고회사에 소속되어 피고회사의 보험료를 수령할 권한이 있는 보험모집인의 의사에 따라 즉 보험모집인이 스스로 보험료를 할인하여 준 다음 피고회사에게 보험료 전액을 납입받지 못하였다고 솔직히 고지하느냐의 여하에 따라 피고회사의 면책여부가 좌우되고 반면 보험계약자 내지 보험청약자는 아무런 사전 대비책도 없이 무방비인 채로 예기치 못하게 보험금지급청구권을 상실하게 되므로 형평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피고는, 위 보험의 청약자인 원고는 제1회 보험료로서 현금이 아닌 선일자 당좌수표를 발행교부하였고 그 보험료지급의 효력은 그 수표의 발행일이 도래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한다 할 것인 바 그 발행일인 1998.8.10.이 도래하기 전에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한 이상 피고회사로서는 보험금지급채무가 없다고 다투므로 보건대, 앞서본 증인 이주복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보험모집인이 그 소속 보험회사의 보험료를 수령함에 있어 현금 내지 수표는 물론 어음, 선일자수표도 발행교부받고 있음이 적지 않게 관행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에서와 같이 선일자수표가 보험료로서 발행교부되고 이에 대한 보험료가수증이 작성교부된 이상 위 보험 모집인이 위 보험의 청약자인 원고에게 보험료지급을 선일자 수표의 발행일까지 유예함과 동시에 피고에 대하여는 즉시 자기가 위 보험료 전액을 대납하고 수표가 지급거절되는 등의 사고에 대하여는 자기 스스로 책임을 부담하겠다는 취지이고 따라서 보험료지급전의 보험사고에 대하여도 피고회사가 그 위험을 인수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따라서 비록 원고가 선일자수표를 발행하였고 그 선일자수표의 발행일이 도래하기 전에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피고는 보험금지급 책임이 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마지막으로 피고는 피고회사가 제정한 단체대형보장보험의 계약약관에 의하면 원고가 청약한 위 보험과 같이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가 필요하고 이를 얻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험계약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보험사고시까지 소외 김윤삼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지 못하였으므로 피고회사로서는 보험금지급책임이 없다고 다투므로 보건대,위 단체 대형보장보험의 계약약관 제5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타인의 사망을 보험금지급사유로 하는 계약에서 피보험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지 아니한 경우 보험계약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이는 생명보험표준약관에 위와 같이 규정되어 있는데 피고회사에서는 단체대형보장보험의 약관을 제정하면서 아무런 수정없이 그래도 옮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되어 있고, 앞서 본 증인 최인두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고용한 소외 김윤삼을 비롯한 선원 34명은 그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단체대형보장보험에 원고가 가입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승낙한 바는 있으나 원고가 피고회사의 위 보험을 청약할 당시에는 배가 출항하여 해상에서 조업중이라서 그들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받기가 불가능하여 이와 같은 서류를 구비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는 바, 위와 같이 보험계약자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경우 피보험자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한 취지는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을 무제한으로 인정하면 보험이 도박의 목적에 악용될 우려도 있고 고의로 피보험자의 생명을 해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제한을 가할 필요에서 연유되었다 할 것이고, 위 단체대형보장보험의 경우에는 그 단체의 대표자 내지 사용자가 일괄적으로 그 구성원을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어서 위와 같은 우려가 없어 피보험자의 개별적인 명시적 동의를 요하지 아니하고 묵시적 동의 내지 추정적 동의의사만으로 족하다 할 것인데, 피고회사가 단체대형보장보험의 계약약관을 제정하면서 단체대형보장보험의 특질을 무시한 채 생명보험표준약관에 기재된 내용을 아무런 수정없이 그대로 옮겨 놓아 피보험자의 서면동의까지 요구한 것은 보험청약자 내지 보험계약자의 의사표시의 형식이나 요건에 대하여 부당하게 엄격하게 제한을 가진 것으로 무효라 할 것이고(만일 위와 같은 사소한 보험약관을 이유로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면 이는 신의칙 내지는 공평의 원칙에 크게 반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보험자인 선원들의 묵시적 승낙하게 위 단체대형보장보험을 청약한 이상 피고회사로서는 위 단체대형보장보험의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니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인정 보험금 1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이 사건 솟장부본송달 익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1986.9.4.부터 당심판결선고일인 1988.11.17.까지는 상법 소정의 연 6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 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당심판결선고일까지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할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내에서만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원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원고의 청구는 모두 기각하였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위 인용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하여 위 인용금액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하고 가집행을 붙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