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26418 판결 【손해배상(자)】

【참조조문】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

【전 문】
【원고, 피상고인】 이양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태세 외 1인)
【피고, 상고인】 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순학 외 1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7. 5. 29. 선고 96나331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소외 김연달은 1992. 12.경부터 성당대리점이라는 상호로 피고의 보험대리점을 경영하면서 대구북부경찰서 칠성동 1가 파출소에서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소외 이찬우로 하여금 성당대리점 명의로 보험을 모집하도록 하였고, 1994. 6. 초순경에는 이찬우가 피고의 직원인 것처럼 '남대구영업소 이찬우'라고 인쇄된 명함(갑 제16호증)을 만들어 그에게 교부하기도 하여, 이에 따라 이찬우는 보험업법에 의한 신고를 하지는 않았으나 보험대리점의 사용인(이른바 보험외판원)으로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보험가입을 권유하거나 모집하여 왔고,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까지 매월 1건 이상의 보험계약을 소개하거나 모집하고 보험계약자로부터 보험료를 수령하여 직접 성당대리점의 사무실로 가져오거나 통장에 입금시키기도 하였다.

나. 소외 김성철은 1994. 7. 초순경 현대자동차 차량판매업소 직원으로 근무하던 소외 박정규로부터 김성철이 소지하고 있는 제2종 보통 운전면허로도 4.5톤 트럭을 운전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대구 8가 5039호 4.5톤 트럭(이하 이 사건 트럭이라고 한다)을 구입하여 같은 달 18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책임보험만을 가입한 상태에서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등록을 마쳤고, 이찬우는 김성철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서 김성철에게 이 사건 트럭에 대하여 피고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4, 5회에 걸쳐 권유해 오던 중, 같은 달 21일 대구 북구 칠성동 1가 소재 김성철의 사업장 안집에서 김성철에게 재차 피고와 보험계약을 체결할 것을 권유하자, 당시 동석한 사람들 사이에서 김성철이 소지하고 있는 제2종 보통 운전면허로 적재중량 4.5톤인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는 것이 무면허운전에 해당하여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어( 도로교통법 제68조 제6항, 같은 법 시행규칙 제26조 별표 14에 의하면, 제2종 보통 운전면허의 소지자는 화물자동차의 경우 적재중량 4톤 이하만을 운전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찬우는 성당대리점의 영업주인 김연달에게 전화로 이를 확인하려고 하였으나 부재중이어서 확인하지 못하고, 소외 현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칠성대리점에 문의하여 무면허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듣고서, 김성철에게 제2종 보통 운전면허로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더라도 무면허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알려주면서 보험가입을 권유하자 김성철이 이를 받아들여, 이찬우는 그 자리에서 피고의 남대구영업소로 전화를 걸어 직원인 소외 황정희로 하여금 김성철의 운전면허증과 차량등록증에 기재된 내용대로 업무용 자동차종합보험청약서(을 제4호증)에 기재하게 하고, 김성철로부터 보험료를 수령함으로써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2.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여, 김성철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그의 사용인으로서 제2종 보통 운전면허를 소지한 소외 이승기로 하여금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게 하다가 이승기의 과실로 원고의 남편인 소외 김대환을 사망하게 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무면허운전에 해당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되자,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따라 피고가 김성철에 대하여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김성철이 제2종 보통 운전면허로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는 것이 무면허운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사항이 되었음에도, 보험대리점의 사용인의 지위에 있는 이찬우는 이를 정확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잘못된 설명을 함으로써 김성철로 하여금 제2종 보통 운전면허로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더라도 무면허운전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으로 믿고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하였고, 보험대리점을 경영하는 김연달 또한 이찬우로 하여금 보험모집을 하게 하는 경우 보험계약에 관하여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이찬우를 교육시키지 아니한 잘못으로 인하여 김성철이 제2종 보통 운전면허를 소지한 이승기로 하여금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게 하였다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의 무면허운전 면책조항에 따라 김성철은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보험사업자로서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에 의하여 보험대리점인 김연달 및 그의 사용인인 이찬우가 보험모집을 하면서 보험계약자인 김성철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기록과 관계규정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찬우가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에 규정된 보험모집원이 아니고, 보험대리점의 사용인임은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으나, 이와 같은 보험대리점의 사용인이 보험모집을 함에 즈음하여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도 보험사업자는 보험업법 제15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배상책임을 진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찬우가 위와 같이 무면허운전 여부에 관하여 잘못 설명함으로써 김성철이 사고로 인한 손해 발생시 피고가 보험금 지급의무를 지는 것으로 잘못 알고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2종 보통 운전면허 소지자인 이승기로 하여금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게 하다가 사고가 발생하였으나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입은 손해는 이찬우의 위와 같은 보험모집에 관한 행위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반대의 견해를 전제로 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김성철로서도 이찬우가 보험모집인이나 보험대리점의 정식 직원이 아니라 경찰관의 신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실상 보험모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찬우의 권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제2종 보통 운전면허로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확인해 보지 아니한 채 이찬우의 말만 믿고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한 잘못이 있고, 이러한 김성철의 잘못도 손해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여 그 판시와 같은 과실비율을 인정한 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원심판결에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 신성택 송진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