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06.11.23. 선고 2004다20227(본소),2004다20234(반소)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판시사항】

피보험자 등이 보험금을 허위 청구하는 경우에는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한다는 취지의 보험약관 조항의 해석에 있어서, 피보험자가 실제 손해보다 과다하게 허위의 청구를 한 경우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피보험자 등이 보험금을 허위 청구하는 경우에는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한다는 취지의 보험약관 조항의 해석에 있어서, 피보험자가 실제 손해보다 과다하게 허위의 청구를 한 경우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한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상법 제657조, 제659조 제1항, 제663조, 제669조 제4항, 제683조, 민법 제105조

【전 문】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동양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외 1(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승규외 2인)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강우순(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영엽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04. 3. 18. 선고 2003나35149(본소), 2003나35156(반소)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이 사건 손해보험계약들의 약관 제32조 제1항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에는 피보험자는 손해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을 잃게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약관 조항(아래에서는 ‘이 사건 약관 조항’이라고 한다)을 둔 취지는 보험자가 보험계약상의 보상책임 유무의 판정, 보상액의 확정 등을 위하여 보험사고의 원인, 상황, 손해의 정도 등을 알 필요가 있으나 이에 관한 자료들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아래에서는 ‘피보험자’라고 한다)의 지배·관리영역 안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피보험자로 하여금 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필요성이 크고, 이와 같은 요청에 따라 피보험자가 이에 반하여 서류를 위조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제재로서 보험금 청구권을 상실하도록 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반고원고, 아래에서는 ‘피고’라고 한다)가 원고(반소피고, 아래에서는 ‘원고’라고 한다)들에게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원고들로부터 손해사정을 위임받은 카스코해상손해사정 주식회사(아래에서는 ‘카스코’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하여 약 9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하면서 합계 904,277,000원의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들을 그 증빙자료로 제출한 사실, 카스코는 피고의 입회 아래 이 사건 화재현장에서 손해를 조사한 후 합계 203,290,600원의 손해만 발생하였다고 평가한 사실, 원고가 제출한 증빙자료 중 신일선 명의의 합계 766,050,000원의 거래명세표는 이 사건 화재 발생 무렵의 실제 거래액은 800만 원 상당에 불과함에도 피고의 부탁에 따라 신일선이 허위로 작성하여 준 것이고, 이혜자 명의의 세금계산서와 김승겸 명의의 거래명세표도 피고의 부탁에 따라 이혜자와 김승겸이 그 판시와 같이 안동포 한 필당 거래금액 내지 안동포 수의(수의)의 거래량을 허위로 작성해 준 것인 사실 등을 인정한 후, 그 인정 사실에 기초하여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들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피해내역을 과장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허위의 증빙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피고의 행위는 이 사건 약관 조항에서 말하는 ‘피보험자가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그 서류나 증거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이 사건 약관 조항의 취지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약관 조항의 해석·적용을 잘못한 위법이 없다.

한편, 이 사건 약관 조항에서 말하는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 청구에 관한 서류 또는 증거’를 피보험자에게 제출의무가 있는 서류 또는 증거로 한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로,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상법에서 이 사건 약관 조항과 같은 면책사유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이 사건 약관 조항이 피보험자에게 상법에서 규정하지 않은 손해에 관한 증빙서류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이 사건 약관 조항이 불이익변경금지에 관한 상법 제663조에 위반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함에 있어서 증빙서류 구비의 어려움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른 거래명세서나 세금계산서를 제출한 경우까지 이 사건 약관 조항이 적용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약관 조항이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 사건 약관 조항의 효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원심은, 피고가 그 판시와 같이 상당한 양의 허위 증거서류를 제출함으로서 이 사건 약관 조항에 의한 보험금 청구권의 상실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지만, 이 사건 화재 당시 실제로 피고가 주장하는 양의 안동포 수의 등이 존재하였다면 보험금 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그에 관한 입증의 부담은 피고가 진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또한 원심은, 이 사건 화재 당시 이 사건 창고 안에 피고가 주장하는 9억 원 상당의 수의와 삼베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카스코에 허위의 거래명세표 등을 제출한 것을 단순히 삼베의 구입 경위를 일부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여 제출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인정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약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이와 관련하여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들은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것들이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