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지방법원  2009. 4. 1. 선고 2008가단20447 판결【부당이득금반환】: 원고패

【전 문】
【원 고】 고명○
【피 고】 교보악사자동차보험 주식회사 외 9명
【변론종결】  2009. 3. 18.
【주 문】
1.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교보악사자동차보험 주식회사는 1,706,170원, 피고 롯데손해보험 주식회사는 858,030원, 피고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8,667,335원, 피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2,189,667원,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13,618,984원, 피고 흥국쌍용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1,750,927원, 피고 제일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는 827,626원, 피고 한화손해보험 주식회사는 1,465,783원, 피고 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는 7,489,390원, 피고 엘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는 6,969,509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충북 진천군 ○○읍 ○○리 산 31-2에서 '○○상사'라는 상호로 ○○○○○ 자동차부품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사고차량을 수리하는 자동차정비업소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고 그 부품대금을 피고들을 포함한 13개 손해보험회사에 청구하여 왔다.

나. 그러던 중 원고는 '○○상사'로부터 ○○○○○ 주식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 제조의 가격이 저렴한 부품을 구입하여 자동차정비업소에 납품하였음에도(이 중 피고들에게 대금을 청구한 부품의 구입가격은 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과 같다), 마치 ○○○○○순정품을 납품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 후 ○○○○○ 순정품 가격을 기준으로 부품대금을 청구하여, 위 13개 손해보험회사들로부터 2005. 1. 10.부터 2007. 5. 3.경까지 약 1,376회에 걸쳐 부품대금 명목으로 합계 73,558,330원을 지급받았다.

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범행이 발각되어 구속되자, 원고는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회수제한신고서를 첨부하여 2007. 9. 21.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년 금제14844호로 위 13개 손해보험회사들을 피공탁자로 하여 각 보험회사별로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금액, 합계 73,558,330원을 변제공탁하였고(이하 '이 사건 공탁'이라고만 한다), 그 무렵 석방되었다.

라. 그 후 원고는 위 13개 손해보험회사들로부터 73,558,330원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구약식 기소되었고, 이 법원은 2007. 12. 26. 벌금 5,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하였다.

마. 피고들은 원고가 이 사건 공탁금을 별지 목록 기재 각 금액별로 각 출급받았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 1 내지 10, 변론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는, 피고들이 수령한 별지 목록 기재 각 공탁금 중 원고가 실제 '○○상사'로부터 구입한 부품의 단가에 해당하는 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은 원고가 편취하였다고 볼 수 없어 그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들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이므로 그의 반환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별지 목록 기재 각 공탁금 중 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에 해당하는 부분은 원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고들이 입거나 입게 될 유·무형의 손해(예컨대, 향후 순정품이 아닌 저렴한 부품이 사용된 것을 알게 된 차량소유자들이 피고들을 상대로 보상 등을 요구할 경우에 소요되는 비용 등)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들은 이득을 취한 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위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상사'로부터 구입한 부품의 가격은 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과 같은 사실, 피고들이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공탁된 이 사건 공탁금 중 별지 목록 기재 각 금액별로 출급받은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이러한 사실에 민사사건에서의 손해의 개념과 달리 사기죄에 있어서는 기망당한 자가 민사상의 구제수단이 있다거나 현실적으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손해, 즉 편취금으로 볼 수 있는 등 그 범위에 차이가 있는 점, 원고가 피고들이 입거나 입을 유·무형의 손해배상금으로 이 사건 공탁을 했다기보다는 위 형사사건에서 편취액으로 인정된 금액을 공탁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공탁으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공탁금 전액을 피고들의 손해액으로 자인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들이 주장하는 유·무형의 손해는 그것이 현실화되었다거나 그 손해액이 얼마인지에 관한 입증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원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입은 손해액은 피고들이 수령한 별지 목록 기재 각 공탁금 중 각 해당금액에서 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을 공제한 금액이라고 할 것이고, 피고들이 별지 목록 기재 각 공탁금 중 각 해당금 전액을 출급받은 이상 피고들은 각 법률상 원인 없이 공탁금과 손해액의 차액 상당의 이득(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을 얻고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음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들은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 및 이에 대하여 피고들이 공탁금을 출급한 다음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들에 대한 각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① 원고가 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만큼의 채무가 없음을 알면서도 이 사건 공탁을 한 것이므로 원고는 그 금액의 반환을 구할 수 없고, ② 원고는 회수제한신고서를 첨부하여 이 사건 공탁을 하였는바, 이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① 전산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부품의 입·출고를 관리하여 왔는데, 수사기관으로부터 불시에 위 프로그램을 압수당하였고, 그 후 바로 구속되어 ○○○○○ 순정품과 비순정품의 가액차를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별지 목록 기재 각 금액을 공탁할 수밖에 없었고, ② 회수제한신고서를 첨부하였다는 것만으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먼저, 피고들의 비채변제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공탁의 경우에도 공탁자가 채무없음을 알면서 공탁한 경우에는 공탁자가 공탁물회수권을 행사하는 것을 별론으로 하고, 변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탁물을 이미 수령한 채권자에 대하여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하여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탁을 하면서 공탁원인사실란에 '위와 같이 73,558,330원을 수령하여 약 30%의 이익금을 발생시켜 피공탁자들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원고는 별지 목록 기재 각 공탁금 중 약 30%를 피고들의 손해액으로 추정할 뿐 그 손해액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 손해액을 포함하여 피고들로부터 받은 돈을 모두 되돌려 준다는 의도로 공탁한 것이고, 이 사건 공탁이 위 형사사건에서의 석방 또는 감형주장을 위한 유리한 자료로 사용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보인다. 이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탁금 중 일부 금액 부분에 관하여는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수사기관에 의한 압수 및 구속에 의하여 피고들의 손해액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에 관하여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다고 볼 수 없다(원고의 위 ① 주장을 이 사건 공탁이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서 원고의 자유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선해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위의 편취행위로 인하여 구속된 상태에서 공탁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공탁이 원고의 자유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이 사건 공탁을 한 것이므로 비채변제에 관한 민법 제742조에 따라 피고들에 대하여 별지 목록 기재 각 공탁금 중 청구취지 기재 각 금액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피고들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