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등법원 1998. 7. 22. 선고 98나5052(본소),98나5069(반소) 판결 【보험금지급채무부존재확인,보험금】

【전 문】
【원고(반소피고),항소인】 씨그나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피고(반소원고),피항소인,】 윤경옥(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륙)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1997. 12. 19. 선고 97가합49102(본소),97가합77978(반소) 판결
【상고심판결】 대법원 1999. 3. 9. 선고 98다43342,43359 판결
【주 문】
1. 원고(반소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하여 원고(반소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본 소 :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와 소외 망 정무열 사이의 상해보험계약에 따라 1997.4.27. 12:30경 진해시 저도 앞 0.5마일 해상에서 스킨스쿠버 도중 위 정무열이 사망한 사고에 관하여 원고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100,000,000원의 사망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반 소 : 피고는 원고에게 금1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 원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와 소외 망 정무열 사이의 상해보험계약에 따라 1997.4.27. 12:30경 진해시 저도 앞 0.5마일 해상에서 스킨스쿠버 도중 위 정무열이 사망한 사고에 관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100,000,000원의 사망보험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피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기초사실

갑제1호증, 갑제2호증, 갑제4호증, 갑제5호증, 갑제6호증, 갑제8호증의 1,3,4,9,10,11,19, 을제1호증, 을제4호증의 각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손해보험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소외 망 정무열의 처이다.

나. 보험계약의 체결

(1) 원고는 1996.11.28. 위 망 정무열과 사이에 보험기간을 1996.11.29.부터 1년간, 피보험자를 위 망인, 보험수익자를 피고, 보험가입금액을 피보험자 사망시 금100,000,000원으로 하는 상해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은 이른 바 통신판매의 방법에 의하여 체결되었는 바, 통신판매에 의한 보험은 원고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한 소외 외환카드주식회사가 카드회원들에게 상해사망보험안내문(갑제1호증)과 상해보험청약서(갑제2호증)를 우송하고, 이를 받아 본 회원들 중에서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청약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우송하면 위 청약서가 원고에게 접수됨으로써 보험계약이 체결되며(접수가 늦더라도 우체국 소인이 찍힌 날로부터 3일후에는 원고에게 접수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접수일 다음날 16:00부터 보험기간이 개시되고, 보험계약체결에 따른 보험료의 지급은 위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것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 역시 이와 같은 통신판매의 방법에 의하여 체결되었다.

다. 사망사고의 발생

위 망인은 위 보험기간 중인 1997.4.27. 12:30경 경남 진해시 저도 앞 0.5마일 해상에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던 중 익사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2. 당사자들의 청구

원고는 본소로서, 이 사건 사고는 상해보험 보통약관 제5조(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 제2항 제1호 소정의 스쿠버 다이빙(위 망인은 스킨 스쿠버 다이빙을 하다가 사망에 이른 것이고, 위 스킨 스쿠버 다이빙이 위 약관에서 정하는 스쿠버 다이빙과 완전히 같은 내용의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나, 한편 위 약관에서는 스쿠버 다이빙 또는 이와 비슷한 위험한 운동이라고 예시하고 있고, 위 스킨 스쿠버 다이빙이 위 약관상의 스쿠버다이빙과 비슷한 위험한 운동인 것에 관하여는 당사자들간에 별다른 다툼이 없다)을 하는 동안에 발생된 것이므로, 원고에게는 위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지급채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보험계약 체결시 원고가 위 망인에게 위와 같은 면책약관의 내용을 설명한 바 없으므로, 원고는 위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면서, 반소로서 위 사망으로 인한 보험금 100,000,000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3. 쟁점 및 판단

가. 쟁 점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에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약관을 교부하고 그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알려 주어야 하며,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당해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할 것인데(상법 제638조의 3 제1항 , 약관의규제에관한 법률 제3조 제2항, 제3항 ), 위 상해보험보통약관 제5조 제2항 제1호에서는 피보험자가 전문등반(전문적인 등산용구를 사용하여 암벽을 오르거나 특수한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등반), 글라이더조종, 스카이다이빙, 스쿠버다이빙, 행글라이딩 또는 이와 비슷한 위험한 운동을 하는 동안에 생긴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 손해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와 같은 면책약관은 위 상법 및 약관법에서 설명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보험약관의 중요한 내용이라 할 것이므로, 과연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 원고가 위 상해보험보통약관 제5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면책약관의 설명의무를 다했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나. 판 단

(1) 인정사실

앞서 든 갑제1호증, 갑제2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증인 서금희의 증언(단 위 증인의 증언 중 뒤에서 일부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원고가 위 보험계약청약의 유인을 위하여 위 망인에게 우송한 안내문 뒷면 상단에는 "전문등반, 행글라이더 등 이와 비슷한 위험한 운동"이 "보상받지 못하는 손해"로서 기재되어 있고, 그 하단에는 "이 안내문은 상해보험의 개요를 소개한 것입니다. 이 보험에 대한 보상조항, 면책조항 및 제반사항은 상해보험의 보통약관 및 특별약관의 규정에 따릅니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상해보험청약서 뒷면에는 보험청약자가 보험에 가입하고자 할 때에 "꼭 알아야 할 사항" 으로서 "보상받을 수 있는 경우와 보상받을 수 없는 경우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나) 위 망인이 우송한 보험청약서가 원고에게 접수된(그로 인하여 보험계약체결의 효과가 발생된) 1997. 11. 28.로 부터 10여일이 지난 1997. 12. 10.경 원고의 통신판매부직원인 서금희가 위 보험청약서 작성의 확인 및 위 상해사망보험에 대한 보험상품 설명을 위하여 위 망인과 전화통화를 하였으며(따라서 위 서금희가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이전에 이미 위 망인에게 전화로 이 사건 보험상품에 대하여 설명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위 전화통화를 함에 있어서 위 서금희는 보험상품을 안내하면서 국내외 관계없이 교통사고나 화재사고, 여행중의 사고, 급격하고도 우연한 사고로 사망시에 금 100,000,000원이 보상되며, 고의적인 사고나 자살, 질병, 음주운전이나 암벽등반등 위험한 운동이나 오토바이 등의 시범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보상에서 제외된다고 설명하였을 뿐 그 밖에 스쿠버 다이빙 등 약관에 규정되어 있는 다른 보상하지 않는 손해의 종류등에 관하여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 위 망인은 위 서금희와의 전화통화가 있은 후로부터 다시 2주일이 경과된 후에 이르러서야 비로서 원고로부터 위 면책약관이 기재된 보험약관을 송부받았다.

(2)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는 이 사건 보험은 보험료가 월 금8,050원인데 반하여 보험사고 발생시에는 금100,000,000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고수익보장 보험상품이고, 통신판매의 특성상 보험가입자를 직접 만나서 약관의 내용을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부득이 안내문을 통하여 약관의 중요내용을 설명할 수 밖에 없는데, 위 망인에게 송부된 안내서에는 보상하지 않는 운동의 종류로서 위 인정의 두가지를, 위 약관에서는 다섯가지를 각 들고 있으나 이들 모두 열거적인 것이 아닌 예시적인 것임을 문면상 분명히 알 수 있고, 안내문은 그 성격상 약관에 나오는 모든 사항을 그대로 기재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원고는 위 안내문의 상단 눈에 잘 띄는 부분에 약관상의 위험한 운동 중 가장 대표적인 두가지를 예시하였던 것이며, 더욱이 그 하단에는 위 안내문이 단지 상해보험의 개요를 소개한 것임을 분명히 밝힌 외에 동봉한 상해보험청약서에는 보상받을 수 있는 경우와 보상받을 수 없는 경우를 확인하도록 주의를 환기시키기까지 하고 있는 바, 위와 같은 보험료의 액수, 통신판매에 의한 보험계약에 있어서의 계약체결 과정상의 특성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위 안내문 및 청약서의 기재를 통하여 보험자로서의 설명의무를 다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납입보험료가 소액이라거나 보험계약체결의 방법이 일반의 경우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통신판매에 의한 보험계약에 있어 보험자에게 요구되는 설명의무를 다른 통상의 경우에 있어서의 그것과 달리 보아야 한다고 할 수 없고(그것은 단지 원고측의 영업수익 확대를 위한 보험상품 판매의 기법 내지는 전략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그 밖에 달리 원고가 위 안내문과 보험청약서의 교부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위 망인에게 스쿠버 다이빙으로 인한 사망이 보상 손해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설명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위 인정사실만 가지고 원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 보험자로서의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원고는 나아가 상법 제638조의 3 제2항은 보험자에게 보험약관의 교부 및 설명의무 위반이 있는 경우 보험계약자는 보험계약이 성립한 날로부터 1월 이내에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상법의 규정은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와 특별법관계에 있다 할 것이어서 보험계약의 경우 위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규정이 적용될 여지는 없는 것이고, 위 망인이 이 사건 상해보험계약 체결 후 1월 이내에 위 약관의 교부 및 설명의무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취소하지 아니한 이상 위 약관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어서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상법 제638조의 3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보험계약자에게 인정되는 보험계약의 취소권은 보험계약자에게 주어진 권리일 뿐 의무가 아님이 그 법문상 명백하므로, 보험계약자인 위 망인이 위 보험계약을 취소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률효과가 소멸되어 이로써 보험계약자가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법률효과를 주장할 수 없다거나 보험자의 설명의무 위반의 하자가 치유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보험약관의 경우에 위 상법 제638조의 3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3조의 적용이 배제된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그렇다면 당원이 믿지 아니하는 위 서금희의 증언을 제외하고는 달리 이 사건 보험계약체결시 위 망인이 위 스킨 스쿠버 다이빙 중의 사고로 인한 손해가 보상에서 제외되는 손해임을 알고 있었다는 등의 특단의 사유에 관한 주장, 입증이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는 위 면책약관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4. 결 론

따라서 위 면책약관의 설명의무를 다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지급채무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1997.10.30.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할 5푼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영무(재판장) 윤홍근 정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