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형사합의금을 받은 경우 어떤 명목으로 받았는지에 따라 공제 여부가 결정됩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합의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당시 지급받은 금원을 특히 위자료나 위로금 명목으로 받은 것임을 명시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금원은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므로(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다53942 판결), 형사합의금도 손익상계의 대상이 되어 공제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면에 판례의 내용대로 특별히 위자료 또는 위로금 명목으로 합의금을 지급받았다고 볼 사정을 만들면 재산상 손해배상액이 아니기 때문에 전액 공제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위자료로 간주하여 공제하려고 한다고 해도 요즘 법원의 관행대로 위자료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사유로 삼아 합의금의 1/2 정도를 위자료에서 공제하는데 그칠 수 있습니다(그렇지 않은 경우 최소한 2/3 이상 공제당함).

따라서 형사합의금 전액을 보험금에서 공제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형사합의금을 '민사손해배상과는 전혀 별개의 순수한 형사위로금' 라고 합의서에 명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또한 "무보험차 상해와는 전혀 별개의 형사위로금이므로 보험회사 보상시 공제하지 않고, 만약 보상되는 보험금에서 공제될 경우에는 공제되는 금액만큼 나중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지급하기로 한다" 라는 문구를 쓰면 추후에 공제되는 만큼 가해자로부터 직접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무보험자동차 상해보험의 피보험자인 피해자 甲은 가해자와 형사합의금 등의 명목으로만 합의를 했을 뿐이고 형사위로금이나 위자료 명목으로 합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甲이 받은 형사합의금은 재산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지급된 것으로 간주되어 보험금에서 공제 당하게 됩니다. 이 때 가해자는 피해자 甲에 대한 합의금 지급을 이유로 보험회사의 구상권 행사에 대하여 항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A화재는 피해자 甲에게 지급한 보험금에서 가해자와의 합의금에 해당하는 액수를 공제한 금액만을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는 것이므로, 법원 판결도 가해자의 항변을 받아들여 형사합의금 700만원을 공제한 것입니다.

※ 참고로, 공탁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교통사고의 가해자측이 피해자의 유족들을 피공탁자로 하여 위로금 명목으로 공탁한 돈을 유족들이 출급한 경우, 위 공탁금은 위자료의 성질을 갖고 자동차종합보험계약에 의한 보험자의 보상범위에도 속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9.1.15. 선고 98다43922 판결).

그러나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피해자에 대하여 부담한 손해배상액과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지출한 비용의 합계액 전부가 아니라, 자배책보험으로 지급되는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만을 보상합니다.